brunch

뉴욕 매트로폴리탄 박물관을 간다면 필수로 해야 할것

엣홈트립 도슨트 투어

by 선옥
20230411_095957.jpg
20230411_100123.jpg

The MET 정문의 보안 검색대를 지나, 파라오 동상 앞에서 투어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가이드님을 만나 송수신기를 건네받았다. 사람들이 모두 모이자, 오전 10시 30분경 도슨트 투어가 시작되었다.

20230411_101514.jpg
20230411_104342.jpg

투어는 이집트관을 시작으로 유럽 조각과 미술 장식을 거쳐 현대미술관까지 이어지는 2시간 코스였다.

기억이 맞다면, 미술을 전공하신 가이드님의 설명은 상당히 인상 깊었다.

20230411_112242.jpg
20230411_114425.jpg
20230411_105936.jpg
20230411_115358.jpg
20230411_115855.jpg
20230411_110741.jpg

이집트 고대문명에 대해선 역사학자가 더 적합할 수도 있겠지만, 그분의 미술사적 스토리텔링은 일품이었다. 이집트 벽화는 물론, 중세 시대 기사들이 입었던 갑옷, 유럽 귀족들의 미술 장식품까지도 차분하고 유려하게 설명해 주셨다.


특히 르네상스부터 바로크 시대의 예술 작품들을 설명해 주실 땐, 마치 대학 강의처럼 전문적이었고,
현대미술에 대해서도 놀라울 만큼 깊이 있는 해설을 들려주셨다.

20230411_115712.jpg
20230411_112858.jpg
20230411_120345.jpg

나는 전문 지식은 없지만, 오래전 문명과 예술 작품을 보는 걸 무척 좋아한다.
도서관에 가면 역사책이나 미술 관련 책을 펼쳐보곤 하지만, 이렇게 직접 작품을 눈앞에서 보고, 설명까지 들으며 감상하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감동이었다.

20230411_111124.jpg
20230411_110926.jpg
20230411_111006.jpg
20230411_111118.jpg

비록 복원된 작품도 일부 있었지만, 수백 년이 지나도록 보존된 그 자체만으로도 그 시대를 상상하게 만들고, 머릿속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만든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딱 이런 기분이 아닐까. 수세기를 건너온 거장들의 작품들이 내 눈앞에 있고,

그들의 삶과 의도까지도 함께 듣고 있다니. 이 얼마나 황홀한 시간인가.


이날 투어에서 들은 모든 작품을 다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두 작가만 소개하자면,
나는 단연 ‘모네’와 ‘고흐’를 꼽고 싶다.

20230411_121047.jpg 모네가 성당을 그린 이 작품은 신성 모독이라 받아졌다.

‘모네’는 젊은 시절, 똥덩어리 같은 낙서라고 혹평을 들으며 무시받았지만,
말년엔 프랑스가 인정한 국보급 화가가 되었다.

20230411_121549.jpg

반면 ‘고흐’는 생전에 미치광이 취급을 받으며 단 한 점의 그림밖에 팔지 못했지만,
죽은 후에야 비로소 사람들에게 진심이 닿았다.

20230411_122021.jpg

고흐의 그림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던 건, 그의 동생 '테오'와 테오의 아내 '요한나'의 헌신 덕분이었다.

작품의 완성도뿐 아니라, 예술가의 삶과 이야기가 담긴 작품을 머나먼 한국에서 온 내가 뉴욕에서 직접 보고 있다는 사실이, 그 자체로 전율을 일으켰다.

20230411_112858.jpg
20230411_115712.jpg
20230411_111339.jpg
20230411_111909.jpg

2시간의 도슨트 투어는 금방 지나갔다. 감사 인사를 전한 후, 나는 가이드와 함께 보지 못한 전시들을 자유롭게 둘러보았다.


MET은 기독교와 중세 유럽 예술이 주요 컬렉션이지만, 불교와 이슬람권 예술도 소장하고 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문화권이라, 가이드 없이 감상하는 건 쉽지 않았다.

20230411_125431.jpg
20230411_124249.jpg

그래도 약 한 시간 정도 더 감상한 뒤, 다음 목적지인 MOMA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20230411_112815.jpg
20230411_131049.jpg
20230411_131500.jpg
20230411_131058.jpg
20230411_131557.jpg

센트럴파크를 가로질러 걷는 길, 봄날의 뉴욕은 그야말로 생동감 그 자체였다.

20230411_131850.jpg
20230411_131836.jpg

만개한 벚꽃이 이야기해 주듯이 4월의 뉴욕은 따사로웠다. 공원 어느 한 곳 빠짐없이 햇살이 비치고 있었고 살랑이며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잎들은 봄비처럼 눈앞에 내렸다.

20230411_132153.jpg

소풍 나온 듯한 아이들과 강아지들, 거리에서 들려오는 재즈 버스킹 소리.

나는 뉴욕이라는 도시를 단지 ‘보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는 감각을 온전히 느꼈다.

keyword
이전 13화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술관이 있는 도시 뉴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