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여장부이신
1960년대부터 70년도
내자동 옛 경찰학교 앞에서
갈비 장사하면서 억척같이
배포 크신 당신이
이젠 당신 발로 들어가신
요양원에서 아기처럼 맛난 것
좀 사서 애들 좀 댈꼬 면회 오라
하시는 당당함은 왠지 독수리
자태처럼 아직도 씩씩하심은
자개장과 손거울의 내밀한
당신의 연약함을 감추는
모습을 들키고 있답니다
내가 당신을 성장하면서
강직함에 미워했던 것도
들키고 만 것입니다
당신 길을 나도 따라가는
못난 그림자가 한없이
비겁해서 당신이 걸어둔
십자가 앞에 무릎 꿇게 됩니다
부디 다시 뵙는 날까지 지금처럼
당당하게 기다려주세요
[ 잠시 두고 온 아베마리아 ]-은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