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에 가까운 비가 가슴에
그늘처럼 내려온다
서둘러 쏟아내 밤새 써두었던
낱말을 챙겨서 뛰어가는 바람 속의 나무들
결은 결대로 쓸려 누웠다 일어났다 하고
스쳐서 지나가는 물방울은
어디선가 연신 단내가 나도록
알아듣지 못하는 담벼락에 대고 치댄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를 두고
창안에서 창밖에서 서로 손을 맞대고 응시하는
반은 생이요
반은 사랑이요
그 반에는 내 남은 빗물소리
시 쓰는 시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