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까지 끝내 살다가는
알갱이 굵어지는 집착이라면
수용하리라 하는 감나무의
생각일 것이다
.
한데 봄에 심은 감나무의
이 가을 유언이 가슴 아프다
지질에 안 맞아 살지 못한다는데도
굳이 고집 쓰는 집착이 몹쓸 죄를 낳고
그에 가을빛은 차갑고 무섭게 깊어지게 하는
생각과 마음의 시나브로
어느 곳에 붙여 둘지 모르는 일이 되었다
감나무 때문일까 그것이
은월 2시집
끝내 붉음에 젖다-26p
도서출판 움(02-929-9495)
시 쓰는 시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