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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상처가 날 키웁니다

by 은월 김혜숙


당신의 상처를 듣고

내 상처가 된 적 있어

잠 못 이뤘고

.

내 상처를 들려주고

당신이 상처를 보듬고

잠 못 이뤘을 것입니다

.

우린 태초 어미의 생살을

찢고 세상에 태어나고

지금 아린芽鱗에 싸여있는

나무의 싹눈이 그것을

찢고 태어남을 봅니다

.

우린 언제나 상처를

받고 건네면서 삽니다

.

그러니 상처에겐 죄가 없습니다

세상모두 원죄의 상처 가운데

성장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

산 날이 너무 많아

기억이 없다 하고

살아 갈날이 너무 오래 남아

생각하지 않으려 함입니다



아린 [芽鱗]
나무의 겨울눈을 싸고 있으면서 뒤에 꽃이나 잎 따위가 될 연한 부분을 보호하는 비늘 모양의 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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