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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꽃

by 은월 김혜숙


저녁노을에 타버린
붉은 얼굴 하나
어느 이의 낯빛에
온통 물들어
그렇게 욕망을 태워내다


꺼져버린 창공에
핏자국을 남기고 간
설화가 5월의 어느 날
슬프고 간결한 양비귀꽃


양 귀가 팔랑팔랑
몽롱이 이승을 떠돌다


무겁게 끌고 가는 하늘의
어두움을 서서히 흘리며
받아 내고 있었다

은월 2시집
끝내 붉음에 젖다-20p
도서출판 문장(02-929-9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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