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당 문은 빠끔히 열려 있고
저녁 마당 한가운데를 휘돌며
제자리걸음 하는 바람 소리
피아노 반주 음률에 심장이 울컥덕
낮고 조용한 찬양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뒷마당엔 눈물 자욱이 노랗게 그을린
모과나무는 손바닥을 비벼가며 서성대고
어찌하지 못한 언덕 위 우뚝 선 탑
올려다본 십자로
회당에선 마지막 음절이 끝나고
찬송가 곡명이 바뀌면서 늦은 밤
가을 빗소리와 모과나무 아래엔
더욱 격렬히 치닫는 건반음 소리
그의 마음 높이와 마음의 넓이를 잴 수 없어
두 손 모으는 모과나무를 분망 하게 하더니
결국 가슴을 쥐고 하늘 도면을 놓고
교회당 안에서 뛰쳐나온 그 간절함을 보고
모과나무는
희미한 그 사랑이 어디쯤인지
예측할 뿐
사랑이 매정하다는 것을
모과나무는 혼자 서러워 통곡했다
결국 빗길 속으로 걸어 내려가는 이의 뒷모습
우산도 없이 입술을 떨며 돌아서 가는 푸른 밤
언덕 위엔 덩그러니 모과나무 혼자 한 없이 비에 젖었을 뿐
누군가의 사랑이야기
가난한 개척교 목사가 된 연인을 찾아 왔다가
설득 못하고 헤여진 가난이 뭔죄라고 안타까운 사랑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