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깨달음이란

by 은월 김혜숙

모단 체 지방행사에

1박하느라 집을 비웠다

.

그간에 달라진 점을 느끼며

돌아온 것은 결국 집안에

냄새와 뒤섞여 한꺼번에

인내가 왔다는 것

.

혼자 무언가 끼니를 떼우기

위해 얹어 놓은 프라이팬을

새까맣게 태운 시간에

그 무언가가 알 수 없이 천 번을

오갔을

.

평생 역마를 끌고 광활한

대지와 우주를 밀고 다니는

세상매너 질질 흘릴 때

또 다른 프라이팬은 숱하게

타서 쓰레기차에 실려

나갔다는 것을 알기나 했나?

.

서로 각자 태우던 시간에

맞닿은 이 순간

거울처럼 비춘 서로의 얼굴이

무섭게 지나간다

.

이제 따로가 아닌 함께

태워도 불꽃이 일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서로

더 말수가 줄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