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단 체 지방행사에
1박하느라 집을 비웠다
.
그간에 달라진 점을 느끼며
돌아온 것은 결국 집안에
냄새와 뒤섞여 한꺼번에
인내가 왔다는 것
.
혼자 무언가 끼니를 떼우기
위해 얹어 놓은 프라이팬을
새까맣게 태운 시간에
그 무언가가 알 수 없이 천 번을
오갔을
.
평생 역마를 끌고 광활한
대지와 우주를 밀고 다니는
세상매너 질질 흘릴 때
또 다른 프라이팬은 숱하게
타서 쓰레기차에 실려
나갔다는 것을 알기나 했나?
.
서로 각자 태우던 시간에
맞닿은 이 순간
거울처럼 비춘 서로의 얼굴이
무섭게 지나간다
.
이제 따로가 아닌 함께
태워도 불꽃이 일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서로
더 말수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