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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화(夜花)

by 은월 김혜숙


깊은 밤도 아닐진대

어설프게 유혹하는

너의 자태가 고혹적이거나

뇌쇄적이진 않다만

알랑알랑 귀염 떠는 정전기가

발목 끝에 머물다 윗 저고리를 벗어 재키고

손끝에 머물러 지나가는 나그네

심장을 슬쩍 더듬다가 뭇 여인네

마음마저 훔쳐 가누나

.

너의 연분홍 볼살 꼬집힌 듯

애교 섞인 눈웃음으로

가로등 아래 숨어 깔깔대며

취기마저 돌게 하누나

.

남의 속 휘젓는 세상 몰이에도

내사 몰라라 천진하게 웃는

너처럼 철없다면 세상 거저 살 수 있겠다

.

그 얄궂고 얄궂은 애교로 내 마음 흔들며

감히 얻다 대고 유혹 질이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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