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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공원 연밭에서

by 은월 김혜숙

어둠을 젖히고 갯가를

밀고 미끌이는 소금쟁이 앞에

.

두 다리를 질러 넣고 말게 웃는 노인의

삽자루로 하나씩 벗겨낸 살갗을 봅니다

.

큰 잎사귀에 맺힌 눈물의 의미는

무엇인지 모르지만 사는 게 팍팍했던

지난 무게가 앞서가는 여인이 끼고

가는 광주리의 짙은 흙냄새 찌든 고쟁이

연 잎사귀만큼의 그늘은

.

필령

고됨이 질척되어 허리춤 반이 굽은 것은

아마도 지난 시간을 연뿌리처럼

숭숭 뚫려도 견딤 그 오기일 겁니다

.

[ 다산공원 연밭에서 ]-은월




다산공원---경기도 남양주 조안면 능내리에 있는
다신 정약용 선생 유적지 근처
생태 공원에 연밭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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