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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포원에서

by 은월 김혜숙


도봉산역 아래

창포는 가득 피어

누군가 머리를 감고 갔다네

.

나 오랜 세월 머릿속을

정리 못해 그저 그렇게 살았네

.

내 젊은 날 짬만 나면 도봉산에 올라 망월사

법당에 조아려 지난 내 삶을 털어 버리려고

애쓰던 날을 보냈는데

.

창포원이 가까이 있었음에도 알지 못하였네


늦은 나이에 둘러본 창포가 핀 공원

그 옛날 5월의 옛님이 창포물에 머리를 감듯

내 머리도 감아야 할 이유는 내 은밀한 생각이 가득 든

뇌를 헹구어 엉킨 삶을 씻어 내고 싶은 욕심

.

망월사 법당 법문이 죽비로 치는데

그 쌓인 삶을 창포물로 푼다는 것이 맞는지

참 애쓰는 나의 삶 조아린 머리

오늘 창포물에 담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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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에 위치한 서울시립식물원, 생태공원이다.
과거엔 비닐하우스가 많은 도시 미관을 해치는 곳이었다. 서울시는 2006년 11월부터 서울창포원조성사업을 시작하였고, 서울식물생태원조성사업의 추진으로 2009년 6월 7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최선길 도봉구청장 등 관계 인사들과 주민 2천 명이 보는 개원식에서 정식 개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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