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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

by 은월 김혜숙



크게 웃는 키다리


그 웃음 좀처럼

내주지 않던 탐스러운 꽃

당신 모습이었어


접시꽃 피던 날

온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그날

위를 반을 잘라내고도

정원 테이블 가득 차린 만찬으로

씩씩하게 초대한 접시꽃 핀 마당


초여름

키가 한없이 자라

싹둑 중간쯤 잘라내고도

붉고 강렬한 꽃 피워 준

반듯하고 꼿꼿한 당신



*양평 은월마을에서

우리 농막 아랫집 부천댁 사모님이 위암 수술하고

항암치료 끝내고 점심상 초대한 만찬장 옆에 핀 접시꽃

그녀는 씩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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