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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란 나무

by 은월 김혜숙

노랗게 물들 때가

그때였나

내 눈앞도 노랗게 색칠된 세상

후드득 눈물 쏟아내고 불러보니

이미 늦어

가지 끝에는 늘 웃어도

웃지 못한 얼굴 있었다



난 그 둘레를 재고

높이를 재 보다

등을 대고 불러 본다


아빠,

아버지,


헤어지고 난 후에도

백 년이 못 되었고

닳아버린 신발에서 뿌리가 나와

뻗을 때까지 난 그 위에서

뒹굴다 보니 나무보다 더 높이

떠 오르더니 흔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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