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롯이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by 은월 김혜숙

.

세상에 그 모든 것중 내것은 나름 책임 지려고 애쓰는데

새는 책임지지 않을 가는 다리로 전깃줄에 앉아

배설물 아무렇지 않게 내던지며 지저귀는 것이고

들짐승은 무지렁이처럼 눈치 보지 않을 뿐

그저 먹거리 노려보며 텃밭을 헤치고 갔다

그런 뒤 허망하던지 속 끓여야 할지를

생각하다 애써 텃밭에 풀을 뽑다 두둑 안에

든 알갱이나 가지에 열린 작물은
오롯이 이미 이 세상 같이라는 것이었으니

서로 나누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 모든 것이 어디서 온 것이더냐 하신 그 말씀
태초에 너와 나에게서 이어진 생명을 잇는 공간 아닌가

배냇 속부터 내린 말씀 태초의 주인이

내게 주신 심장박동 이처럼 잔잔히 아직 뜀도

당신께서 주신 나눔으로 항상 감사하고 삽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