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운동장과 함성은 간데없고
패션 거리 문화의 거리라 하는데
웅성웅성 들리는 소리는 각국의 언어
길거리 김밥과 우유 아이스케키 소리는
어디 가고 이국의 차와 음복 거리가
갓 쓰고 치마저고리 입고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휙 지나가는 듯
하더니 이젠 시외버스정류장도 오간데 없고
육중한 타워 안에 우르르 낯익지 않은
노랑머리 뽀글 머리 각가지 색의 얼굴빛이
오고 간다
구렁이 누운 듯 거대한 옛 야구장은
은비늘 감고 누워 납작 절하고
한여름의 소낙비는 홍수처럼 내려
길마다 흥건하는데
걸음걸이 어정쩡한 나이가 되어
옛것을 되새기는 것도 이젠
얼마 안 남은 걸음
시간이 초고속을 달려
희끗한 세월 앞에 장사 씨름 져버리는
그런 멈춤이 왔다
더 어디까지 갈 것인지
어디까지 온 것인지 모르지만
갈 길이 저 앞 숫자 세기
현재는 너무 멀리 옴에 아쉬운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