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다 써먹고
한나절 매미는 온종일
고함치는 날 계속
힘차게 떠들던
목청에 기름칠 안된
닫힌 창인 양 잠깐씩 여닫는
베란다 문을 열 때마다
쉰 소리와 잡소리가 들린다
뜨겁게 삶아
푹푹 익은 지면 위에
서있던 나무들의
퇴근 준비운동
오른발 왼발 들썩이며
하루를 털어 내는 동안
가벼이 손잡은 그늘
고된 여름 한낯은
서녘 아차산 산마루에 걸렸다가
이 시간 몸 식히려
서로서로 챙기는 귀갓길 부산하다
그렇지
견디고 산다는 것도
함께라는 위안 있어
참아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