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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by 은월 김혜숙

세상이 우화 되는 울음소리
고요히 지려 가고 너는 나와 함께
다시금 계절의 출발선에 발 내밀고 섰구나.

산기슭 호수에 띄워져 맴도는 소용돌이 고달픔도
산 그리메에 투영되 오던 길 다시 가거라
가려거든 잊고자 하는 모든 몹쓸 것은 몰아 쥐고 가라

내 사는 동안 언젠가 진정한 그 비움이 무엇인지
희뿌연 산등성에 헐벗어 우는 노송의 등에
업혀가는 나그네의 이별
한순간 무너져 내리는 것으로 또 거기까지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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