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담한
아파트 1층 화단엔
아직 뜯어보지 못한
꽃들이 입술을 봉한 채
주인을 기다리고
.
당신의 안방엔 어깨가
가끔 들썩이는 삐거덕대는
늙은 자개장 문소리와
넘어지지 않겠다고
벽에 기댄 별이 다섯 개라는
침대가 별 무리 가득해서
외롭지 않게 의지한 온돌 돌침대
오늘 공허한 채 벽을 향해 토라져있다
.
돌아가지 않던 보일러
당신 그림자는 함부로
손을 대고 나니 윙! 윙! 앙앙
울면서 그간의 서러움처럼
각방에 뜨거운 물을 쏟아붓는가
싶더니 온몸 구석을 안아 주는
모천의 바다가 된다
.
빈방을 두고 돌아서려다
당신 그림자 밟고 가는
못난 죄스러움이 아파트
비번을 누렀다 다시 현관문을
놓치곤 띠리리 닫힌 꾹 다문 당신 입
.
.
[봉해둔 꽃입술]-은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