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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월 김혜숙 Mar 28. 2024

봄을 사고 다니며

살면서 내가 필요한 일
요술램프 지니가 나타나
"주인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하는 것처럼 척척 이뤄지면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가끔 했다
.
그런데
재래시장이 가까워
시장을 자주 들리기도
하지만 뭔가 필요하여
나서면 그곳에 다 있어 고맙다
.
그리고 혼자 어린아이처럼
이 봄처럼 첫 계절처럼
동심이 마구 달려오는
시장 어귀엔 만 가지 살 것이
눈에 들어오고 난 과소비로
선뜻 닿는 데로 담아낸다
.
그런데 막상 보니
내 눈은 서두르고 있고
내 손은 주춤한다
어!! 요술이 풀린 것인가?
정작 필요한 물건은 안 사고
한 바퀴 돌고 나니 정신이 돌아왔다
과소비 했네ㅎㅎ
.
그리고 시장 한가운데 멍하니
오가는 사람을 보니
얼굴에 마구 꽃이 피듯
생기가 솟아나는 표정을 보았는데
의류상점에서 들리는 케이 팝에
흔들흔들거려지고 있는 듯
내 어깨도 허리도 주체 없이...
움찔 움찔ㅎㅎㅎ
.
봄을 들고 쉴 틈 없이
너 나 없이 다니는 곳에
주인을 따라 나온 강아지
꼬리도 살랑살랑 쑤욱
 노점상 골목으로 들어간다
.
구리전통시장은 신상 옷가지와
봄나물과 새꽃이 가득 봄봄 봄 비가 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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