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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가 있는 이유

by 은월 김혜숙

어머니는 초여름을 맞이하며
모시적삼을 꺼내 씻어 말려
다듬이질을 했다

땅도 나무도 꽃도 세상을 열고
점점 험한 길엔 자기만의 무장을 하고
내가 모르는 일로 분주했다


세상에 첫 꽃들이 알록달록 왔다가 가고
초여름을 여는 하얗게 피던 아까시꽃도
그리고 찔레꽃이 가시를 달고 피어날 때
그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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