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날 학교에서
빨간 색종이 조몰락거리며 정성 다하는
나의 어머니 나의 아버지 가슴의 그 꽃
납작한 가슴과 봉긋한 가슴에
하루 종일 매달려 신이 나고 자랑스러운 그 꽃
어기적 어기적 걷는 느린 걸음 어머니 닮아가고
급하게 언성 높이고 더듬대던 아버지 닮아가는
그 꽃은 붉어서 어리어리한데 나는 여기에 있고
엄마 아빠는 이제 안 계시네
재작년 하늘나라 소풍 가신 어머니까지
없으니 그 꽃을 살 일도 만들 일도 없어진
하루...
어머니 아버지 사랑했습니다
이 땅에 모든 당신을 사랑합니다
먼 나라 교회에서 전해온 흰 꽃을 받쳤다가
빨간 꽃으로 ‘당신의 사랑을 믿습니다’
'건강을 비는 사랑'으로
나에 가슴에도 어느 사이 달게 되던 그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