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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월 김혜숙 May 08. 2024

카네이션 그 꽃



어린 날 학교에서


빨간 색종이 조몰락거리며 정성 다하는


나의 어머니 나의 아버지 가슴의 그 꽃


납작한 가슴과 봉긋한 가슴에


하루 종일 매달려 신이 나고 자랑스러운 그 꽃



어기적 어기적 걷는 느린 걸음 어머니 닮아가고


급하게 언성 높이고 더듬대던 아버지 닮아가는


그 꽃은 붉어서 어리어리한데 나는 여기에 있고


엄마 아빠는 이제 안 계시네



재작년 하늘나라 소풍 가신 어머니까지


없으니 그 꽃을 살 일도 만들 일도 없어진


하루...


어머니 아버지 사랑했습니다


이 땅에 모든 당신을 사랑합니다



먼 나라 교회에서 전해온 흰 꽃을 받쳤다가


빨간 꽃으로 ‘당신의 사랑을 믿습니다’


'건강을 비는 사랑'으로


나에 가슴에도 어느 사이 달게 되던 그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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