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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사치

by 은월 김혜숙

지난겨울은 험했나 보네

일에서 해방되어도

편치 않으며 어수선하고

공허하고 무기력에

혼자 떠돌고 있음이


봄이니 허세를 부리고

마음 달래며 무겁던

마음을 천천히 밑창

밑으로 깔고 지긋이

눌러보는 이 알 수 없는

마음


산수유꽃은 피어있고

덩달아 매화꽃은 빼꼼

고개 내미는 길목인데


난 아직도 겨울 안개네

백화점 안은 부유가 가득

웃돈에 웃돈이지만 그동안의

수고의 보상을 부려본다


세상은 물질만능이 가득한데

난 그동안의 노동 속에 더 지쳤고

권력 얻은 이는 날마다 헛 발길짓한다


[봄 사치] ㅡ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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