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넓은 무던한 사람에게 가을과 겨울 반 토막을 닮은 사람에게 . 한없이 넋 놓고 공방에 대패질 소리와 이곳저곳을 못질하는 소리를 듣다가 서둘러 귀가하는 그 사람에게 . 못내 한잎 두잎 가슴에 편지를 부치지 못하는 가깝고도 먼 간격을 둔 한걸음 두 발짝 세 발짝 멈춰 발치에 부치지 못한 안부 . 오늘도 안녕을 외치며 잘 계시라 가을이고 곧 겨울 문턱이라 말하는 사랑이 외롭고 춥지 않게 낙엽 더미로 쌓아두고 한 번씩 답장하라는 당부 . 《낙엽 길 11월》 - 은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