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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봄을 막지 마십시오

by 은월 김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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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만만하지 않으며

겨울은 반드시 물러가고

소 소 솔 봄바람은

짓밟힐 때마다 꿈틀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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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 박과 겁박하는 찬바람에도

민초는 거칠게 누르고 밟힐수록

허리와 다리에 힘이 생겨나며

잔잔한 신음 소리에도

잠에서 깨는 잡초가 눈뜨기

시작하면 땅밑의 투쟁처럼

밀치고 오르는 힘을 더 세게

밀어 오르는 게 봄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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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는 넓고 초목들은

거세게 일어나 세상을

평정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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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봄 힘을 막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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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그날이 오면 마주 봄으로 웃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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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봄을 막지 마십시오]-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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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시인 2024.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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