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담아두던 것을
한둘 흘려 흔적을 남기다
그것이 서툴다는 것을 알고
다시 조각을 다듬고 모아
두렵고 부끄럽게
이곳저곳에
.
가을 어느 날
알을 슬어 놓아 보듯
종균을 심고
겨우내 헐벗은 나무에
아무도 모르게
아주 조심스레
세상에 나갈 날 꿈을 꾸고
날이 풀리고
공연이 시작되면
두 손을 얼굴에 감싸다 한 개씩
펴가며 세상의 얼굴을 볼 것
[ 봄과 나 ]-은월
시 쓰는 시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