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탔습니다
어느 만큼 가다 보니
철교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런 후 저문 강 위에 전철 철교를
지나며 멀리 꽃 무리를 보았습니다
강물에 떠 있는 꽃잎에
마음 뺏겼습니다
문뜩
못내 꽃 피움도 못내 낙화도
다 내게서 너에게로 흘러감은
봄이라는 것이 잠깐 머문
그 가슴에 북을 치는 일이고
눈에 물기둥을 치올리는 일이라는 것인가 싶었습니다
그 꽃잎에 먼 이국 세상의
희열을 꿈꾸듯 가뿐히 올린
공중부양같이
또 꽃 터널을 지나면서 목이 터져라
부르는 오페라 주인공 솔로곡의 핏발이 서는
3단 옥타브 빼 올려가며
지면으로 내리는 꽃잎이
밀려갔다 몰려와
절정을 지금 이루는 것에 취했습니다
되돌아 생각하니
사랑이 서툴러 미안했고
사랑이 미련해 죄스럽고
사랑할 줄 몰라 원망받은 날 숱하게 지나왔습니다
그렇다고 사랑을 할 줄 몰라
멍청하게 산 것을 어쩔 것인가,
다 내가 만든 꽃이고 내가 본 사랑이 전부로 살아왔으니
그렇게 일생 나름 살다 저 꽃이 내 꽃이고
내가 본 못나고 몹쓸 꽃이어도 사랑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