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담은 세일즈
자기 연민이라는 유령에 붙들려 있었던 청년이, 대한민국의 기업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 과정을 전하는 책 속 글이 다른 이의 마음속 무언가를 꿈틀거리게 합니다. 언제까지 그렇게 불만만 쏟아내며 남 탓, 세상 탓을 할 거냐고요. ‘나를 구해내고 싶었던’ 청년의 인생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브리태니커 한국지사의 세일즈맨으로 입사해 인생 최초의 세일즈를 시작합니다.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고 생각이 되는 지금의 신사도 역시 어리숙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첫 계약을 해내고 뿌듯함에 젖어 사무실로 돌아왔지만, 계약금을 받아야 한다는 말에 한숨도 자지 못했던 일화를 소개합니다. 걱정으로 밤을 지새우고 그는 아침 일찍 계약금을 받기 위해 가게 사장님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좋게 바라봐 준 합판 가게 사장님의 소개로 실적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내가 도전할수록 더 많은 행운과 결과가 나를 반겨주었고, 실패와 반성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말의 힘』, 윤석금, p.34
어리숙했지만 성실했고, 불안해했지만 도전한 결과였습니다. 그로 인해 행운을 잡을 수 있었겠죠. 저자가 밤을 지새우며 했던 반성을 통해 얻은 통찰이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이 있으면 해야 한다.‘ 누군가 대신해 주길 바라며 기다리고 있다고 해서 그걸 해주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느라 바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인생에 깊게 관여할 수 있는 여유가 존재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며 원망할 시간에 울면서 하나라도 더 해야 할 이유입니다.
영업 사원으로 시작한 그는 1년 만에 전 세계 영업 사원 중 가장 좋은 실적을 냈습니다. 그리고 8년 만에 판매 상무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이 엄청난 이력에 만족하며 회사에 머무를 수 있었지만, 그는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자신만의 사업을요. 무모한 도전을 통해 투자를 받았고, 회사를 창립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웅진’의 시작입니다. 첫 아이템은 ‘헤임고교학습’입니다. 과외 금지 뉴스를 보고 ‘강의 테이프’ 떠올렸고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돈을 아끼지 않은 투자를 통한 최고의 품질과 심야 마케팅을 통해 사업가로서의 첫 성공을 맛보았습니다.
그가 성공한 이유는 진심과 최고의 품질을 위한 집착뿐만이 아닐 겁니다. 본능적으로 택했던 제품에 ‘스토리’를 담는 것. ‘헤임고교학습’, ‘메슬’, ‘웅진코웨이 정수기’, ‘룰루비데’, ‘웅진아이큐’의 사례를 통해 스토리의 힘을 알 수 있습니다. 생생한 인물 중심의 이야기를 담은 마케팅을 펼쳤던 일화를 책에서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한 번 광고를 봤다면 써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그가 진심으로 애쓰는 사람들을 알아주고, 실패했을 때 격려해 주며, 재능에 맞는 곳에서 일할 수 있게 해 주었으며, 동료들과 같이 기뻐하고 슬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큰 성공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람에게 있는 향상심을 믿고 알아봐 주었기 때문에 조직을 성공적인 방향으로 이끌었다는 걸요. 이 마음이 한 명이 모든 것을 해낼 수 없는 조직 안에서 리더가 가져야 할 마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 나의 가치를 믿어주고 응원해 주었을 때,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직원. 그리고 그 노력을 알아봐 주는 리더가 만났을 때의 시너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불 꺼진 사무실에 앉아 자신의 실수에 괴로워하는 직원이 떠오릅니다. 현실엔 존재하지 않지만 상상엔 존재할 자신을 탓하며 힘들어하고 있을 걸 예상하고 다가오는 리더도요. 아직 좁은 시야를 가진 직원이 볼 수 없는 것을 리더가 한마디 건네주었을 때. 직원은 큰 성장을 할 수 있겠죠. 리더는 깨달음을 얻은 직원이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뿌듯함을 느낄 수도, 안도감을 느낄 수도 있어 보입니다. ‘너무 이상적인 조직의 모습인가?’라는 자조 섞인 질문도 추가로 떠오릅니다. 그럼에도, ‘현대 사회에 이런 조직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시너지를 내며 성장하는 조직이요.
책에 쓰인 ‘웅진코웨이’, ‘웅진싱크빅’의 사례를 통해 그러한 조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고군분투하는 분들의 노력을 회사는 인센티브로 보답합니다. 스스로 신이 나서 일할 수 있도록이요. 젊은 날 그가 신이 나서 일할 수 있었던 계기를 만들어주었던 누군가를 떠올리며 만들었겠죠. 책상을 두드리며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던 누군가요. 이제는 누군가를 위해 책상을 두드리며 이름을 불러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