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꾸기 위한 노력
소설의 주인공 '윤서리'는 경찰 신분으로 '서형우'라는 상사의 눈에 띄게 되어 범죄 조직 '비원'의 뒤를 봐주는 부패경찰의 길을 선택합니다. 착실하게 범죄를 덮어주던 윤서리는 점점 비원을 조종하려고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자신만이 비원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서형우는 윤서리를 못마땅하게 생각했고 주인공을 제거하기로 결심합니다. 윤서리는 자신의 과거와 연관된 '그 도시'로 '정여준'이라는 살인자를 죽이라는 임무를 받고 들어가게 됩니다.
첫 장면은 윤서리가 정여준을 처음 만나 암살 시도를 하였지만 실패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임무를 받은 경찰과 다르게 정여준에게 '도망쳐'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를 의아하게 여긴 정여준이 주인공을 죽이지 않고 살려주면서 이야기는 전개됩니다.
스포가 되는 내용은 이제 시작됩니다
정말 재밌으므로 책을 읽으시려는 분들은 아래 내용을 보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처음엔 비원과 경선산성이 서로 싸운다는 내용이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어떤 이해관계가 얽혀서 싸우는 건지 몰입이 안되었는데, 싱크홀에 빠진 이후 4일간의 묘사가 정말 압도적입니다. 싱크홀에 빠진 이후의 상황, 그 절망적인 상황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친 600명의 이야기. 그 지옥을 벗어났으나 공권력에 진압되는 허무한 결말까지.
'비원'은 '최주상'이 주축으로 싱크홀을 벗어나도 세상은 그 안에서 살인을 저지른 자신들을 받아줄 리 없다 믿으며 생존자들이 세상 밖으로 나가서 몰살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집단입니다. '경선산성'은 '이경선'이 주축으로 싱크홀이라는 지옥을 버티고 밖으로 나온 자신들은 서로를 도우며 생존한 생존자들이며 세상 밖으로 나가서 살려고 하는 집단입니다. 서로가 믿는 게 다른 두 집단은 그렇게 서로를 죽이고 있었습니다.
엄청난 비밀은 윤서리가 싱크홀 생존자 중의 한 명으로 '비원'의 일인자 '최주상'이 죽은 딸 대신 자신의 딸처럼 아끼고 지켜온 '신가영'이라는 인물이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윤서리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어 지옥에서 빠져나온 이후 공권력에 의해('서형우'라는 인물에 의해) 죽임 당하는 다른 생존자들을 한 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수없이 다시 싱크홀에 빠집니다. 처음 싱크홀에서 나왔을 때 윤서리는 제일 처음으로 나왔으나, 서형우가 쏜 총에 의해 바로 죽습니다. 1명의 생존자도 없었으나 600명의 생존자가 생길 때까지 윤서리는 시간을 돌렸습니다.
작가의 묘사를 보고 600명의 생존자가 생길 때까지 시간을 돌렸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정말 충격적입니다. 최소 600*4=2400일을 싱크홀에서 보냈다는 말입니다. 작가의 묘사를 일부 적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으므로 다소 과격한 표현이지만 적겠습니다.
최주상은 암흑을 더듬으면서 애 이름을 부르며 헤맸어요. 자기가 밟고 다니는 질척질척한게 단순한 진흙이 아니란 건 나중에 깨달았죠. 그 높은 곳에서 추락했으니 어떻겠어요. 살덩이 곤죽 된 걸. 뼈 마디마디 산산조각이 난 걸, 내장이 다 퍼진 걸, 동물이고 사람이고 할 것 없이 액체로 변한 것들이 흙에 뒤엉켜서 꼴이 말이 아니었지만 다행인 건 그 지옥 같았을 풍경이 어둠에 가려져서 안 보였다는 거죠. 『돌이킬 수 있는』, 문목하, p.187
지옥에서 빠져나왔으나 바로 죽음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600명까지 살리기 위해 계속 시간을 돌렸을 것을 생각하면 너무 참담합니다. 이런 윤서리의 능력을 최주상은 알고 있어 비원이라는 조직을 만든 것입니다. 바깥세상에서는 생존자들을 남겨두지 않을 것이므로.
비원과 경선산성의 싸움으로 경선산성의 일인자 이경선이 죽었고, 그녀의 능력을 정여준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정여준은 다른 경선산성의 사람과 다르게 비원과의 싸움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지옥을 버티고 서로를 도우며 생존한 사람들이라면 이런 무의미한 싸움보다는 바깥을 설득하자는 생각을 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정여준은 시간을 정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싱크홀에서 8년간 멈춰있었습니다. 8년 이후 정여준은 이경선이 싱크홀 내에 만들어둔 나선형 계단을 밟고 올라와 살 수 있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윤서리는 이런 정여준의 진심을 알게 되었고, 어떻게든 싸움을 멈추고 정여준을 살리고자 했습니다. 이렇게 마음먹은 윤서리는 마지막 전투에서 죽는 정여준을 살리기 위해 100년이나 시간을 돌립니다. 소설의 첫 장면이 100년이나 이 모든 과정을 반복한 윤서리가 정여준에게 도망치라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소설 속에서 계속되는 반전으로 정말 집중하여 책을 읽었습니다. 다 읽은 이후에는 너무 몰입해서 그런지 방 안이 너무 더웠습니다. 윤서리가 시간을 되돌리면서 얼마나 간절했을지를 생각하니 한 인물이 너무 불쌍했고 대단했습니다. 이 전개가 정말 좋습니다. 이 소설 정말 추천합니다.
책을 읽고 나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시간을 돌리고 싶었던 적이 정말 많았는데 어디로 돌아가서 어떤 걸 바꿔볼까 생각도 많이 해봤습니다. 시간을 돌려서 제가 저질렀던 실수를 없애고, 제가 했던 말은 없던 것이 되고 무난하고 순탄하게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선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죠..
시간을 되돌릴 수 없으니 되돌리고 싶을 정도로 후회하지 않게끔 행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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