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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먹느냐, 어떤 삶을 사느냐

by 신아르케

무엇을 먹느냐는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은 혈당, 장내 미생물, 호르몬 분비를 거쳐 우리의 정서와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차분한 기질을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선천적 성향이 급하거나 쉽게 흥분하는 사람이라도 음식 선택과 조절을 통해 어느 정도 정서를 안정시킬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이 가설을 나는 내 몸으로 실험해 보고 있다. 경험상 라면이나 탄산음료 같은 인스턴트 음식을 먹은 날에는 감정이 격해지고 짜증이 평소보다 쉽게 올라온다. 그 상태를 통제하기 위해 정신적 에너지를 더 많이 써야 하는 경우도 잦았다. 반대로 가벼운 식사와 신선한 재료 위주의 음식을 먹은 날에는 마음이 한결 고요해지고 집중이 오래 지속되었다.

물론 음식만이 정서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수면 부족이나 스트레스, 환경 요인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음식이 정서의 중요한 변수임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나는 식사 전에 잠시 멈춰 자신에게 묻는다. “지금 이 음식을 선택했을 때 내 정서는 어떤 흔적을 남길까?” 음식 선택은 자유이지만, 좋지 않은 음식을 고른다면 그에 따른 감정적 기복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마음을 차분히 유지하고 평안한 정서 속에서 행복감을 누리고 싶다면, 몸에 이로운 음식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결국 지혜로운 삶이란 반복되는 선택 속에서 조금씩 더 나은 길을 고르는 과정이다.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문제가 아니라, 나의 정서와 삶의 방향을 형성하는 선택이다. 음식을 바꾸면 기분이 달라지고, 기분이 달라지면 삶 또한 조금씩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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