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글이 하나씩 쌓일 때마다, 나는 나의 존재가 확장되는 순간을 느낀다. 단순히 글의 수가 늘어난다는 차원을 넘어, 한 편의 글이 나의 생각을 정제하고 내면을 단단하게 세워 주기 때문이다.
한 편의 글은 우연히 완성되지 않는다. 일상 속에서 문제를 감지하고, 그 원인을 곱씹으며, 고요한 시간 속에서 지혜와 영감을 기다린다. 그렇게 흩어진 생각의 파편들이 차츰 모여 언어의 옷을 입는다. 논리의 줄기를 따라 문장이 놓이고, 초안은 다듬어져 마침내 하나의 설득력 있는 글로 완성된다.
이 과정을 거칠 때마다 생각은 더욱 명확해지고, 마음에는 보이지 않는 기둥이 하나씩 세워진다. 오늘의 성찰이 내일의 기준이 되고, 그 기준이 모여 삶의 구조를 지탱한다. 글쓰기는 내게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존재를 지탱하는 토대를 세우는 일이다.
지금까지 브런치에 올린 글은 140편 남짓이다. 이 숫자는 단순한 집계가 아니라, 내가 지나온 사유의 궤적이다. 가끔은 생각한다. 200편이 되는 순간, 나는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그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설레고, 설렘은 다시 나를 책상 앞으로 불러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문제를 감지하고, 관점을 세우며, 문장으로 증명한다. 쓰고, 다듬고, 쌓는다. 그렇게 쌓인 글들이 곧 쌓여가는 나 자신이다. 축적된 글 속에서 나는 더 깊어진 시선, 더 넓어진 마음을 발견한다. 이것이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이자, 나의 존재가 확장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