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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감정, 책임 있는 표현

by 신아르케

나는 대체로 내 감정에 솔직한 편이다. 불편한 상황에서 억지로 웃지 않는다. 진심으로 미소가 나오지 않는데 분위기에 맞춘다고 웃는 것은, 나 자신과 상대를 모두 속이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고맙고 감사할 때는 반드시 그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때로는 상대에게 경계심을 드러낼 때도 있다. 상대의 카리스마나 태도가 내게 영향을 미칠 것 같을 때다. 나는 그조차도 상대를 높여주는 행위라고 본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보다 낮다고 여기는 이에게는 쉽게 친절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보다 뛰어나다고 느끼는 이에게는 본능적으로 경계심을 갖게 마련이다. 그래서 누군가 나를 처음부터 경계한다면, 그것은 나를 그만큼 위협적이거나 영향력 있는 존재로 본능적으로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감정 자체는 자연스럽다. 문제는 그것을 억누르고 겉으로는 친절한 척하다가 뒤에서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태도다. 나는 어떤 감정이든 남을 해치려는 마음, 거짓되고 진실하지 못한 마음만 아니라면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억누르는 습관이 몸에 밴 사람은 결국 행복한 삶을 살기 어렵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포함한다. 물론 나의 감정은 남들보다 격렬할 수도 있다. 화가 많을 수도 있고, 어릴 적 상처나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타인에게 큰 상처를 주지 않는다면 굳이 지나치게 억누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표현이 타인에게 과도한 불편을 준다면, 책임 있는 조절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이 내 마음에 들어야 한다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오만이다. 상대가 예의 없지 않은 한, 나는 그들의 존재를 존중하며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다. 그들의 카리스마가 나를 불편하게 하더라도 견뎌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성숙한 공동체, 자유와 민주가 존중되는 관계를 만들 수 있다.

내가 지금까지 말한 감정에 대한 생각은 어디까지나 나의 소견이며, 주관적 철학일 뿐이다. 누군가는 정반대의 철학을 가질 수도 있고, 그것이 그 사람에게는 진리일 수 있다. 다만 나는 이렇게 믿는다. 감정은 있는 그대로 존중해야 하며, 표현은 책임 있게 다듬어야 한다. 솔직함과 경계 사이에서 그 균형을 찾아가는 일, 그것이 오늘 내가 연습하려는 삶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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