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더 가짐의 역설과 행복의 기술

by 신아르케

행복을 삶의 기준으로 삼아 보면, 하나의 역설이 드러난다. 더 가지려는 마음이 커질수록 오히려 불안과 초조가 깊어진다는 사실이다.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의 내면은 늘 목마른 상태와 비슷하다. 이 마음은 결코 행복과 가까울 수 없다.

누구든 스스로 실험해 볼 수 있다. 아직 가지지 못한 것을 얻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계산하고 전략을 세운다. 그리고 선택이 옳았는지, 혹은 그릇된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그 과정은 불안을 키우고 평안을 빼앗는다. 심리학은 이를 맥시마이징 성향과 선택 과부하로 설명한다. 최선만을 좇을수록 만족은 줄어들고, 많은 선택지는 오히려 삶의 기쁨을 갉아먹는다.

반대로,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고 그것을 과분한 선물처럼 받아들이는 사람은 훨씬 평온하다. 소박함을 선택하는 사람일수록 불필요한 비교와 계산에서 자유롭다. 연구에 따르면, 물질주의 성향은 행복감과 반비례하고, 자발적 단순함은 심리적 안녕과 정비례한다. 단순한 식사, 간소한 옷차림, 사치 대신 절제의 선택은 마음을 가볍게 하고 정신의 에너지를 절약한다. 그만큼 행복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물론 인간의 기본적 필요를 채우는 소득은 행복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 가난은 삶의 만족을 크게 저해한다. 그러나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소득 증가가 더 큰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여러 연구의 공통된 결론이다. 인간은 새로 얻은 것에 금세 익숙해지고, 다시 더 많은 것을 갈망한다. 바로 이 쾌락적 적응(헤도닉 트레드밀) 때문에 “더 가짐”은 종종 행복이 아니라 갈증의 원인이 된다.

결국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끝없는 소유와 비교 속에서 자신을 소모할 것인가, 아니면 현재를 충분히 받아들이며 단순함을 훈련할 것인가. 행복은 “더 많이”라는 끝에서 발견되지 않는다. 오히려 “충분하다”는 태도 속에서 고요히 자라난다. 소박한 삶은 결핍이 아니라,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가장 지혜로운 기술일 수 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