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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 흙탕물을 가라앉히는 시간

뇌의 리듬과 인간의 한계

by 신아르케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자신을 과신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낮게 평가해서도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관찰과 깊은 통찰이 필요하다. 인간의 가능성은 계발할 수 있지만, 결코 넘을 수 없는 한계 또한 정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쉬지 않고 끝없이 일할 수 없는 존재다. 일정한 주기 속에서 휴식이 필요하다. 그 사이클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몰입을 지속하면, 뇌는 곧 수동적인 상태에 빠져 효율이 떨어지고, 노력은 고통으로 변한다. 실력 향상은커녕 퇴보에 가까운 결과가 찾아온다.

하루 단위로 보자면 양질의 수면은 필수적이다. 각성 상태에서 뇌에는 아데노신이라는 신경조절 물질이 축적되며, 이는 졸음을 유발한다. 수면은 이 신호의 균형을 회복하고, 동시에 뇌 속 대사산물을 정리하는 과정이 된다. 또 짧은 낮잠이나 휴식은 학습된 기술과 기억을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결국 몰입 뒤의 휴식은 단순한 쉼이 아니라, 성장의 필수 과정이다.

나의 경험으로도 그렇다. 일정 기간 집중하여 머리를 쓰다 보면, 뇌는 흙탕물처럼 탁해진다. 시각·청각을 비롯한 모든 감각이 과도하게 흥분되어 있는 상태다. 이때는 억지로 더 밀어붙이기보다, 가만히 모든 활동을 멈추고 시간을 두어야 한다. 그래야 탁한 물이 가라앉듯, 뇌도 맑아진다.

문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인간에게 가장 어려운 활동이라는 점이다. 인간은 움직이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힘든 과정을 일상의 루틴으로 삼을 때, 뇌는 다시 능동성을 되찾는다. 마음챙김, 요가, 간단한 스트레칭, 혹은 그저 눈을 감고 눕는 짧은 휴식이 모두 그 과정에 해당한다.

중요한 것은 수동성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다. 수동적 상태가 장기화되면 우리의 의지와 주도성이 약해지고, 삶의 활력이 꺼진다. 그렇다면 무엇이든 나를 장기간 수동적 상태에 머물게 하는 상황—환경, 조직, 습관—을 피하거나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선이며, 행복에 이르는 길이다.

내면의 흙탕물이 맑아지려면 반드시 시간이 필요하다. 다른 우회로는 없다. 인간은 시간과 공간에 갇힌 존재이기 때문이다. 수학의 적분처럼, 삶은 연속된 과정 속에서만 의미를 쌓아 간다. 그러니 참을성 있게 기다려라. 맑아졌다는 신호는 반드시 찾아온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가벼운 지루함이 엄습하며, 새로운 자극을 향한 호기심이 깨어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때 뇌는 다시 능동적으로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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