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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저절로 자라지 않는다

by 신아르케

인간에게 자유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소중하다.
그 어떤 가치보다도 귀하고,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지켜내야 한다.
그러나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소중한 가치는 결코 쉽게, 저절로, 대가 없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꾸준한 관심과 노력, 그리고 지혜로운 보존을 통해서만 유지된다.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가의 형태가 공화정이든, 민주정이든, 군주정이든 중요한 것은 단 하나, 법이 모든 인간 위에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이 권력보다 먼저 서 있을 때, 시민은 비로소 안전하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
그는 또한 각 정치체체가 유지되기 위해 필요한 원리를 제시했다.
공화정은 덕으로, 군주정은 명예로, 전제정은 공포로 움직인다.
따라서 시민이 덕을 잃고, 생각하기를 멈추며, 판단과 권리를 소수의 권력자에게 넘겨버릴 때,
그 사회는 잠시의 평안을 얻을지라도 결국 자유를 잃은 가짜 평화의 시대로 나아가게 된다.

시민이 깨어 있지 않으면, 법은 권력자의 도구로 전락하고,
소수는 법 위에 군림하며 다수의 자유를 침해한다.
결국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대중이 독재의 토양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은 다행스럽다.
한때 위헌적 계엄과 반민주적 회귀의 위험이 있었지만,
지각 있는 시민들은 광장으로 나와 평화롭고 질서 있게 자신의 의지를 표현했다.
그 결과 자유와 법치의 정신은 무너지지 않았고,
대한민국은 다시금 법이 살아 있는 민주주의의 길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은 아니다.
썩은 곳을 도려내기 위한 개혁은 여전히 산더미처럼 남아 있다.
삼권분립의 정신을 훼손하고 법치를 왜곡하는 권력기관의 구조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법관이 신의 자리에 서려 하고, 검찰이 정의의 이름으로 권력을 휘두른다면,
그 사회는 법의 정신을 잃게 된다.
모든 시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원칙이 현실이 되려면,
깨어 있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정직한 정치가들의 용기가 필요하다.

기득권층은 흔히 자신들이 누려온 질서가 무너질까 두려워한다.
그러나 자유와 평등의 정신은 결코 파괴가 아니라 새로운 균형의 회복이다.
시민이 주인인 나라, 모든 이가 법과 양심 앞에서 평등한 사회,
그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진정한 질서다.

한 세대의 편안함과 무관심으로 자유의 뿌리가 흔들리면,
다음 세대는 그 잃어버린 가치를 되찾기 위해 훨씬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다시 생각하고, 다시 참여해야 한다.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자녀에게 가르치고, 스스로의 삶으로 증명해야 한다.

국가의 진정한 경쟁력은 돈도, 기술도, 군사력도 아니다.
그보다 더 근원적인 힘은 깨어 있는 시민정신에 있다.
자유는 저절로 자라지 않는다.
그것은 생각하는 시민의 마음속에서, 매일의 선택과 실천을 통해 천천히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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