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를 찾는 존재로서의 인간

by 신아르케

인간은 의미를 찾는 존재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은 존재의 의미를 묻지 않고서는 끝까지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숨을 쉬고 생명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반드시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품어야만 삶을 견딜 수 있다.

일부 무신론적 과학자나 철학자들은 생명을 우연의 산물로 설명하며, 원칙적으로 삶에서 객관적 의미를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우주는 무작위의 결과이며, 인간 역시 그 안에서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존재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나는 이 주장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이라기보다, 오히려 인간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성급한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설령 그들의 말이 사실이라고 가정하더라도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의미가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인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를 찾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의미를 찾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면, 인간의 문명은 애초에 시작되지도, 유지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만약 인간의 삶이 본질적으로 무의미하다면,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거의 모든 행위는 솔직히 말해 설명이 불가능해진다. 문명을 발전시키는 이유도, 다음 세대를 위해 애쓰는 이유도, 정의와 윤리를 논하는 이유도 성립하지 않는다. 긴 시간의 관점에서 보자면 우주가 언젠가 소멸할 것이라면, 그 결과 앞에서 인간의 노력과 수고는 모두 헛된 몸짓이 된다. 그렇게 되면 삶은 최대한 쾌락을 누리고 이익을 챙기는 기회주의로 축소되고, 윤리와 도덕은 상황에 따라 소비되는 말뿐인 장식이 된다.

내가 보기에 여기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인간은 그렇게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의미 없음을 끝까지 밀어붙인 사유는, 인간이 실제로 살아가는 방식과 끊임없이 충돌한다. 인간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는 행동할 수 없고, 의미를 믿지 않고는 고통을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도 완전한 허무주의자로 살아갈 수는 없다. 삶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행위 자체가 이미, 인간이 의미를 필요로 하는 존재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문제는 논증의 문제가 아니라 실존의 문제다. 상황이 어떻든 인간은 살아가기 위해 의미가 필요하다.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어떤 식으로든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때, 인간은 비로소 행복을 느끼고 삶을 지속할 힘을 얻는다. 이것은 내가 실존의 삶을 살아가며 부정할 수 없이 체감한 사실이다.

내가 책을 읽고, 사유하고, 글을 쓰는 모든 행위 역시 결국 의미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다. 삶 속에서 우연처럼 보이는 사건들, 이유 없는 불행처럼 느껴지는 일들 앞에서도 나는 끈질기게 의미를 찾으려 한다. 그것이 합리적이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과학 문명이 지금처럼 발전하기 훨씬 이전부터 인간은 자연 현상과 삶의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의 형식으로 원인과 의미를 부여해 왔다. 오늘날의 눈으로 보면 미신처럼 보이는 이야기들조차,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는 삶을 견디기 위한 최선의 지적·실존적 노력의 결과였다. 지금 우리는 과학을 통해 과거에는 설명할 수 없었던 많은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종교나 신화가 맡고 있던 설명의 일부를 과학이 대체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곧 종교가 역할을 다했고,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은 또 다른 오만이다. 과학이 세계를 설명하는 도구라면, 종교는 여전히 인간에게 살아야 할 이유를 묻고 제시한다. 특히 어떤 희망도 보이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종교는 여전히 인간에게 삶을 붙들 수 있는 마지막 이유를 제공해 왔다. 그래서 아마도 인류가 존재하는 한, 초월적 존재와 의미에 대한 질문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인간으로서, 죽는 날까지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찾기 위해 분투할 것이다. 그리고 하나의 의미에 머무르지 않고, 수많은 의미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더 깊이 숙성시켜 나갈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인간이 이 세계에 존재하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물질로 이루어진 우주 속에서 가장 연약한 존재다. 작은 증기 한 줄기에도 생을 잃을 수 있는 존재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은, 의식 없는 우주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연약하지만 위대하고, 보잘것없지만 고귀한 존재. 나는 그 모순 속에서 의미를 찾고, 의미를 만들어 가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다운 삶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