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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에이브릴 라빈도 인정한

sk8er boi. WTAPS

by 흐름

이 글은 [요일마다 바뀌는 주인장 : 요마카세] 연재물입니다.


오늘은 기라성 같은 우라하라 형들의 귀여움을 받던 막내에서 밀리터리 스트릿이라는 문화를 만들어 이끌고 있는 니시야마 테츠의 WTAPS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스케이트 보드, 오토바이, 밀리터리등 투박하고 거친 상남자들의 문화를 좋아하던 테츠는 1990년대 힙합 그룹인 Public Enemy의 노래와 옷차림을 동경하면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밀리터리 샵을 돌아다니며 쇼핑을 하는 일과를 보내게 됩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버블경제와 국가의 무능함에 반항심을 가지고 있던 젊은이들이 모여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던 우라하라에 다니게 되면서 길거리에서 지역의 형들과 친해지게 되는데 이때 친해진 형들이 바로 훗날 우라하라 스트릿의 문화를 이끌고 일본 스트릿 패션을 세계로 확장시킨 인물들인 프라그먼트의 후지와라 히로시, 베이프의 나가로 도모아키, 네이버후드의 시스케 타키자와였습니다. 이대 큰형인 히로시는 런던에서 막 돌아온 유명 뮤지션인 토시오 나카니시가 와 함께 ‘메이저 포스’라는 힙합 레이블을 만드는 중이었고, 나머지 형들은 아직 디자이너라기보다는 히로시의 지인으로 길거리를 배회하며 시간을 때우는 인물들이었습니다. 이때 어린 테츠는 그저 멋있는 형들과 같이 놀고 있다는 자부심만 가지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더블탭스의 시그니처 크로스 본>

하지만 패션 시장에서도 슬슬 영향력을 펼치기 시작한 형들에게 보고 배운 게 있었던 것인지 함께 스케이트보드를 타던 또래의 친구들에게 유니폼을 만들어 주겠다며, X자로 교차되어 있는 뼈문양의 크로스본 프린팅 티셔츠를 만들어 주게 되었고, 크로스본 프린팅의 티셔츠는 신선한 디자인으로 우라하라에서 입소문을 타게 되고, 함께 놀던 형들 중 한 명인 스키에이팅이 함께 브랜드를 론칭해 볼 것을 제안해 ‘FPAR : Media Guerrilla’라는 첫 브랜드를 론칭하게 됩니다. 여기서 FPAR은 Forty Percents Against Rights ( 어떤 고유한 권한의 40%가 변형되면 그 고유 권한을 잃어버린다)라는 의미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모른 애매모호한 네이밍으로 그다지 성의 있게 론칭한 브랜드의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을 이끄는 디자인에 재능이 있었던 테츠는 과감한 프린팅을 메인으로 한 후드와 티셔츠 다양한 소품들을 만들었는데요. 이 과감함 프린팅에는 전쟁에 사용했을 법 슬로건들로 지금 사회에 맞게 변형하여 위트 있는 메시지들을 만들어 프린팅 해서 판매를 하게 되었고, 흑백에 자극적인 메시지들로 국가의 무능함에 대한 반항심이 들끓고 있던 젊은이들이 모여있는 우라하라 문화에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FPAR의 로고와 슬로건 프린팅들>


이때부터 테츠는 우라하라의 형들과 함께 다니던 꼬맹이에서 스트릿 패션시장에 원석으로 인정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미디어 게릴라라는 부제에 어울리게 하기 위해서인지 FPAR은 갑작스럽게 활동을 중단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가능성을 보게 된 테츠는 더 큰 목표를 가지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고민을 하는 시기를 가지게 됩니다. 이때 지금은 더블탭스와 형제의 브랜드라고도 불리는 네이버후드의 타키자와 신스케가 자신의 재능일 믿고 브랜드를 만들어 볼 것을 제안합니다. 이때부터 브랜드 론칭을 준비한 테츠는 자신이 좋아하던 군사용어를 살피다 ‘DOUBLE TAPS’ (두 번 쏘면 명중이다.)라는 단어를 보게 되었고, FPAR 다음 두 번째 자신의 총알은 더 큰 반항을 일으킬 것이라는 의미로 WTAPS를 론칭하게 됩니다.


처음 시작은 FPAR에서 슬로건을 프린팅 하던 방식과 유사한 프린팅에 WTAPS 로고 프린팅 티셔츠들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그저 FPAR의 니시야마 테츠가 비슷한 이미지의 브랜드를 만들면서 인기를 끌다 돌연 사라진 브랜드의 갈증을 해소해 주는 브랜드정도로 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테츠는 브랜드의 컬러를 확실하게 자리 잡게 되는데 바로 궁용상점인지 매장인지 모를 정도의 밀리터리 콘셉트의 컬렉션들이었습니다.

<더블탭스 매장 GIP스토어>

평소 밀리터리 패션을 좋아하던 테츠의 영향과 일본에만 존재하는 ‘와비 사비’라는 미학적 철학의 영향도 있었는데요. 와비 사비란 어떤 사물이든 휘어져있든 곧게 서있든 그 자체로만의 미학이 있다는 뜻으로 일본은 오래된 것을 아름답게 여기는 문화가 있었고, 이것은 빈티지 문화를 사랑하는 일본인들에게 밀리터리 패션 또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며, 더블탭스가 밀리터리 스트릿이라는 패션 분야를 만들어가는데 큰 영향을 주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더블탭스의 밀리터리를 기반으로 한 아이덴티티는 더욱 견고하게 자리 잡아 디테일하게 발전하였는데 사이즈 표기 또한 일반적인 표기법이 아닌 군사용 나토문자를 활용한 SIERRA, MIKE, LIMA, XRAY로 표기하면서 그 아이덴티티는 더욱 극대화되었습니다. 이렇게 밀리터리 스트릿이라는 문화를 만들며, 유명세를 얻게 된 더블탭스는 요시다포터, 베이프, 슈프림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게 되고, 지금까지도 협업을 이어오고 있는 가장 큰 파트너 반스와의 협업으로 스트릿 패션시장에 정상에 위치하게 됩니다. 이후로 휴먼메이드, 뉴발란스, 칼하트와의 협업에서도 연이어 성공을 거두게 되었는데요. 최근에는 사카이와의 협업으로 시들어가고 있던 마니아층들의 관심을 다시 받기도 했습니다.


<더블탭스의 협업 제품들>

이후 문어발식 브랜드 론칭을 하던 니고와 이런저런 브랜드를 추가로 만들면서 다양한 시도와 실패도 하게 되었지만 2014년 테츠는 자신의 와이프와 조금 더 캐주얼하고 가벼운 느낌의 고래프린팅이 들어간 Descendant를 론칭하면서 기존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밀리터리 브랜드인 더블탭스와는 차별화하여 아이와 여자 모든 사람들이 접근하기 좋은 브랜드로 만들어 또 한 번 성공을 하게 됩니다. 디센던트 브랜드는 이때부터 와이프가 전반적으로 관리를 하면서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디센던트의 고래프린팅 로고>

스케이트보드 타고 거리를 누비던 우라하라의 막냇동생에서 스트릿시장의 정상에 위치하게 된 니시야마 테츠와 더블탭스. 일본의 와비 사비 문화와 빈티지 밀리터리 의류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앞으로의 컬렉션들을 더욱더 기대하게 만드는 브랜드인데요. 최근 들어 아들이 함께 디자인과 운영을 하면서 본래의 아이덴티티가 조금은 바뀌고 있어 아쉬운 브랜드기도 하지만 다시 제 지갑을 여는 날이 올 거라고 기대하면서 오늘 브랜드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요마카세] 일요일 : 일단 사볼까?

작가 : 인정

소개 : 옷 파는 일로 돈 벌어서 옷 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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