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라스트 댄스 in 이비자

by 흐름

이 글은 [요일마다 바뀌는 주인장 : 요마카세] 연재물입니다.


어제 데이파티를 즐긴 덕에 저녁에 푹자고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 조금 멀리 떨어진 해변을 찾아 가보기로 했다. 이비자가 파티의 섬인건 맞지만, 섬 전체에서 파티가 열리는 것은 아니다. 섬 곳곳에 숨겨진 보석같은 해변들도 찾아 볼 수 있다. 여름 시즌이 되면 가족 단위로 이비자를 방문해 해변을 즐기다 돌아가기도 한단다.


우리는 우버를 타고 약 3-40분을 달려 해변에 도착했다. 세상에 이비자 놀러온 사람은 다 이 해변으로 온건가, 조용할 줄 알았던 해변이 마치 해운대처럼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겨우 자리를 잡고 일단 물에 들어가본다. 너무 사람이 많아 편히 쉬기엔 힘들것 같아 다시 이동을 한다. 그렇게 또 30분을 달려 조용한 해변을 찾았다. 섬 서쪽이다 보니 석양을 보기에 딱이다. 저녁 시간이 되어 자리를 잡고 스페인에 왔으니 파에야를 주문해 본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Tinto de verano, 여름에 차갑게 마시는 와인도 주문한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햇볕에 비치는 술 색깔이 예뻐 사진으로 남겨본다. 이게 낭만이지.

석양에 비치는 Tinto de Verano (여름의 레드와인)

오늘은 Pacha 클럽에서 Music On 파티를 가는 날이다. 오늘은 조금이라도 일찍가서 Music On을 즐기고 싶었다. 게다가 F45 이비자에서 만난 친구가 1시까지 일을 한다고 해서 그전에 입장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 멀리 떨어진 해변가에서 택시가 잡히지 않는다. 시간은 어느새 9시, 조금 더 기다리다 10시가 되었고 우리는 점점 초조해져간다. 택시를 불러준 식당에서도 택시가 너무 안온다며 의아해 했다. 이곳에서 1시간 정도 기다리는 것은 일상이라 했으나 우리는 거의 두시간을 기다렸다. 결국 직원들도 하나 둘 퇴근하기 시작하고, 우리는 직원에게 우리를 내려줄 수 있는지 물었다. 두 젊은 직원이 집에 가는길에 중간에 내려주겠단다. 우리는 고맙다 전하며 차에 올라탔다. 그런데 갑자기 이들이 우리에게 돈을 요구했다. 진심으로 사례를 하고 싶었지만 가진 현금은 고작 20유로. 이들도 당황한 기색이다. 그러다 결국 택시를 잡을 수 있는 타운에 도착해 우리를 내려주었다. 얼른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 씻고 준비를 한다. 밤 12가 조금 넘은 시각, 우리는 Pacha에 도착했다.체리모양 로고가 우리를 반겨주고, 반가운 Music On 로고 앞에서 사진을 찍어본다. 인생네컷도 있고 미로같은 클럽 구조가 우리를 즐겁게 한다. 이비자 클럽에서는 누가 몇시에 하는지 타임라인을 클럽에 와야 확인할 수 있다.


친구와 연락이 닿아 바 앞에서 접선한다. 운동복이 아닌 옷을 입은 친구가 괜히 멋져 보인다. 게다가 법카를 꺼내어 우리에게 술을 사주고, free drink 쿠폰을 준다. 이 쿠폰은 기념품으로 간직하기로 한다. 친구가 클럽을 구경시켜주겠다며 직원들이 다니는 통로로 우리를 데려가준다. 친구는 곳곳에 서있는 시큐리티 가드들과 인사를 나누며 VIP 테이블이 위치한 위층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러더니 클럽의 조명을 컨트롤 하는 곳으로 데려와주었다. 클럽 조명이 이렇게 대단한 기계로 컨트롤 되는건 줄 처음 알았다. 그들은 음악을 들으며 실시간으로 조명을 컨트롤하고 있다.

클럽 조명을 컨트롤하는 곳

친구는 언제든지 올라와서 보고싶으면 보라며 시큐리티 가드에게 우리를 기억하라고 당부해준다. 동양인이라 기억하기는 쉽겠다. 하지만 우리는 더욱 생생하게 사운드를 느끼고 싶기에, 윗층 보다는 아래층에 머물기로 한다.


메인 Marco Carola와 The Martinez Brothers의 B2B가 있는 날이다. 그 전에 플레이 한 DJ들이 워밍업을 너무 잘해준다. 메인이 너무 기대가 된다. 그렇게 또 맞이한 Marco Carola와 The Martinez Brothers. 좋아하는 두 DJ가 같이 B2B를 한다니. 카롤라는 도대체 몇 곡을 함께 트는지 모르겠다. 같은 느낌의 음악이 한 10분 정도 나오는 것 같은데 다양한 요소들로 전혀 지루하지 않고 변화를 주며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한다. 보컬로 분위기를 휘어잡았다가 묵직한 베이스로 에너지를 쭉쭉 밀고 나가준다. Martinez도 그에 이어 적절한 타이밍에 스페인어 보컬이 담긴 음악을 틀어주고 와우 모먼트를 만들어 낸다. Pacha는 다른 클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층고가 낮다. 그렇지만 이 공간안에서 좋은 스피커가 전해주는 우퍼의 베이스가 또 다르게 피부에 와닿는다.


Music On은 파티의 팬층이 두텁다. 오른쪽, 왼쪽을 둘러보아도 알 수 있다. 누가봐도 Music On을 골라서 다닐 것만 같은 사람들이다. 왠지모르게 파티 수장 Marco Carola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파티의 찐팬들이 올때면, 그만큼 분위기도 더 살아난다. 관객들도 잘 놀고, 그에 더 흥이 올라 DJ들도 플레이를 이어나간다.


내일이면 이비자에서 마지막 파티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그래서 불이 켜질 때 까지 더욱 즐겨본다. 파티 여운을 조금이라도 더 느껴보려고 Pacha에서 집까지는 걸어와본다. 해가 뜨는게 아쉽고 집에 걸어가고 있는 이 순간이 너무 아쉽다.


[요마카세] 금요일 : 오늘밤 나가 놀고 싶어지는걸?

작가 : DJ Jinnychoo

소개 : 음악 없이 살 수 없어 직접 틀고 만드는 디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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