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재생산이 가능한 비책!
*천마 :
1. 식물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는 1미터 정도이며, 잎이 없고 긴 타원형의 덩이줄기가 있다. 6~7월에 엷은 황갈색 꽃이 줄기 끝에 총상화서로 피고 열매는 삭과를 맺는다. 전초를 강장제, 신경 쇠약, 현기증 및 두통에 사용하며,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등지에 분포한다.
2. 덩이줄기. 성질이 조금 따뜻하고 맛이 매운 약재로 풍증과 두통, 어지럼증, 경풍, 경간 따위에 쓴다.
천마는 귀하다.
산속에서 만나는 것도 어렵고, 만났어도 땅을 깊게 파야 뿌리와 꽃까지 온전하게 지켜낼 수 있다. 그 천마를 엄마가 밭에 갔다가 캐왔다.
아부지 생전에 '천마주'가 아부지 히트템이었는데...
산림조합 작업단으로 일을 다니시면서 점심시간을 쪼개서 캐 온 천마는 꼭 담금주로 만드셨다.
집에 오는 손님들에게 10년 산부터 2~3년 산까지. 특급 제조주로 인기가 대단했었다.
그게 입소문이 나서 담금주가 동이 나면, 10년 산 5할에 소주 5할을 섞어 담아두셨다.
그리고 다음에 찾아온 손님에게 10년 산이라 소개하는 놀라운 셈법을 보이셨었다.
술 빛깔만 봐도 알지만, 다들 호탕하게 웃어가며 십 년 산 천마가 발만 담근 술로 화기애애하셨었다.
무한 재생산 가능한 마법의 천마주!
그것을 엄마가 혼자, 처음으로, 술로 담그셨다.
처음에는 장아찌를 만들듯 했다가,
내 잔소리 잔소리를 듣고, 유리 용기를 소독하고 술도 가득 채워서 격을 갖췄다. 아버지가 계셨으면 기함하셨을 천마주를 처음 보고, 나는 입을 쩍 벌렸다. (하...저 습기...)
"이걸 먹으면 병이 나서 죽겄어~ 플라스틱 술이네..."
그랬더니 엄마가..
"담금주는 니네 아빠가 맨날 했지... 나는 몰라. 필요하다는 것을 사다 주면 혼자 알아서 했으니까... 모르지..."
눈물이 또륵 떨어질 듯한 얼굴로...
퉁명스럽던 나는 곧바로 친절 모드로!
온통 모든 일상이 '아빠의 큰 발자국' 속에서 움직인다. 아빠의 손길 발길 눈길 마음길이 스치지 않은 것이 없다.
특히 울 엄마.
울 엄마는 참 강적이다.
예상치 못하는 5% 인간미를 발산한다!
아빠를 대신해 더 자주 살펴야겠다!
우리 집 막둥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