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9. ~ 04.12.
* [두 번째 일기장]
첫 번째 일기장은 손 크기의 수첩에 혼자 숨어서 쓰셨다. 아버지의 투병 과정과 굵직굵직한 일과를 기록하는 용도로 사용하셨다. 그리고 두 번째 일기장은 딸이 '엄마의 마음 담기'를 당부해서 쓰기 시작하셨다. 말로 차마 하지 못하는 '그리움을 담는 그릇'으로 잘 써주셔서 감사하다.
4월 9일
오늘은 시내로 (3월 16일) 절에 올리는 과일 장보기를 간다. 용기를 내서 시내버스를 타고 가보려고 했다.
자신이 없어서 택시를 타고 춘자 집으로 갔다. (택시) 기사 아저씨께서 버스를 타면 두 번 타야 한다고 하셨다.
춘자 집에서 점심을 먹고 같이 시장에 갔다.
다른 때보다 조금씩 해가지고 왔다.
막내 카드에서, 큰딸이 (준) 돈, 그리고 작은 아빠가 (장 볼 비용을) 도와주셨다. (이모부가) 집에까지 데려다주고 또 시내로 가셨다. 고맙고 감사했다.
(과일을) 깨끗이 닦아 정리를 해놓았다.
서방님 생각이 너무 많이 났다.
4월 10일
(검단이) 스님이 재물을 가지러 오셨다.
(과일) 박스가 두 개다 보니 짜증을 내셨다.
물론 힘이 들고 고생이 되더라도, 나도 많이 서운했다.
돈도 십만 원 넣어서 드렸다.
참 마음이 힘듭니다.
오후에는 스님께서 머위 나물을 가지고 오셨다.
자꾸만 너물이 죽어간다고 하시면서 가지고 오셨다.
길을 고칠 생각에 더 힘들어하셨나 보다.
4월 11일
오늘은 쉬고 싶어서 낮에부터 방에 누워 있고 싶었다.
잠도 오질 않았다.
작은 검단이에서 달롱개를 한 주먹 해가지고 와서 다듬고 있는데, (생전에 서방이 그랬듯이) 자꾸만 방에서 부르면서 방에서 하라고 하시는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자꾸만 나오고 있다.
꽃들은 모두가 피고 있는데,
한 번 가신 서방님은 소식이 없다.
생각하니 참 허무했다.
하루 종일 쉬어 보아도 마음은 허무하고,
서글퍼 또다시 밭을 한 바퀴 돌아보아도 똑같았다.
딸들을 위해서인지, 나를 위해서인지... 밥은 챙겨 먹었다.
나라도 건강해야 애들이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어야...
마음 놓고 일들을 하지... 하고.
또 다짐해 본다.
4월 12일
용궁으로 기도 가는 날.
비가 온다고 하니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큰딸은 서울에서 오면 12시가 다 되고, 하는 수 없이 우리가 먼저 가고 딸들은 늦게 왔다. 문도 잠겨져서 물건을 들고 들어가 차려 놓고, 시작을 했다.
물론 고모가 두 번, 내가 두 번 했다.
다행히도 비는 오지 않았다.
딸이 너무 힘들어했다.
그렇지만 우리 힘으로는 할 수가 없다.
어르신들이 도와주셔야 했다.
서방님이 공을 많이 많이 드렸지만, 지금은 누가 그렇게 하겠습니까?
너무나 막내가 힘이 들어 죽을 지경이다.
하나 해결하면 또 생기고... 해볼 수가 없는 것 같다.
조금만 지나면 나아진다고 하는데, 언제 날짜가 지나갈까?
기다려 보기로 하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