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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Feb 10. 2023

너를 만나

폴킴

오랜만의 발라드입니다.


한 구독자 님이 댓글에서 박효신 님의 ‘야생화’를 말씀 주셔서 다루려다,


박효신 님에 대해선 몇 번 다뤘으니, 먼저 이 곡을 다루고 그 다음에 다루려 합니다.


흐린 금요일이라, 좋은 사람과 따뜻한 한 끼가 생각나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눈이 부시게 빛 나는 아침
너를 떠올리며 눈 뜨는 하루
식탁 위에 마주 앉아
너의 하루는 어땠는지 묻거나


이 노래는 엄청난 고음 없이,

잔잔하게 일상의 언어로 말하듯이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눈 떠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

하루를 마치고,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혹시 힘든 일은 없었는지, 좋은 일이 있었다면 나누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거죠.


플라이투 더스카이의 예전 노래 가사처럼.


오늘 하루 어땠나요? 괜찮았나요?


그런 느낌도 함께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함께하는 일상의 소중함은,

묘하게도 이별해서 함께할 수 없을 때, 더 크게 다가오죠.


하루종일 힘들게 일하고, 세상에 치이고, 사람에 시달려도, 좋아하는 사람이나 가족과 식사를 하고 이야기 나누며 풀었던 기억.


건조한 오피스에서 쉽게 할 수 없는 말들도, 속 마음을 털어놓으며 편하게 이야기하며 하루를 나누었던.


헤어짐 후 혼자 밥을 먹으면서 가라앉는 마음에서 더 크게 상실감을 느끼고, 함께 했던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별것 아닌 일에 맘이 통할 때면

익숙해진 서로가 놀라웠어

널 사랑해


함께 할 사람을 찾을 때 기준들이 있죠.

외모랄지, 성향이랄지, 성격, 취미 등등


요즘 보면 ‘대화’를 꼽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경제력이나 학벌, 직업 등이 좋은데, 일방통행식 대화나 답정너 식의 화법은, 오랜 시간 함께 할 사람이 되기 어렵죠.


강압적이고 이기적인 방식은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불편함을 참고 버티는 것이 사랑이라고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서로 말과 마음이 통해서, 아 하면, 어 가 나와야 하는데, 서로 무슨 말하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의 이상한 대화를 하기도 합니다. 때로 벽 보고 이야기한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있습니다. 심하면 대화의 단절이 일어나서 오해가 쌓이기도 합니다.


뭔가 이야기를 꺼냈을 때,

‘아, 나 그거 뭔지 알아요.’

‘저도 비슷한 경험 했어요.’


그런 공감의 말이 얼마나 관계에서 중요하고, 함께 있음을 느끼게 하는지.


어느 날인가, 힘든 일을 마치고 무작정 그 친구를 찾아갔더니,


“잘됐다. 오빠가 좋아해서 같이 먹으려고 사둔 것 있는데. 조금만 기다려요. 금방 해줄게.”


하며 신나게 음식을 해주고, 함께 밥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대놓고 말하기 때로 어색했던,


‘사랑해’


라는 말이 절로 나오던,

그날이 생각납니다.




뜨거웠던 여름 지나
그리워질 빗소리에
하나 둘 수줍어 또 얼굴 붉히면
생각이 많아진 너의 눈에 입 맞출 테니
우리 함께 걸어가기로 해


이 노래에서 가장 좋은 부분은, 이 부분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단조롭고 잔잔한 전개와 반복에서,

변화와 감정의 고조가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사실 이 노래도, 폴킴이라는 가수도 저는 몰랐습니다.


“오빠, 이 노래 한번 들어봐.

오빠가 부르면 어울릴 것 같은데. “


하며, 이 노래를 권해준 친구가 있었죠.


이 부분을 불러줄 때 가장 좋아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모습과 이 노래가 더 겹쳐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따뜻한 저녁식사를 하고, 밤 산책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던 것만으로도 참 행복했었는데요.


그때 모락모락 김이 나던,

두부를 참 예쁘게 담았던, 음식이 생각납니다.


https://youtu.be/YBzJ0jmHv-4


(사진 : 네이버 현주님 블로그)


너를 만난 그 이후로

사소한 변화들에 행복해져

눈이 부시게 빛 나는 아침

너를 떠올리며 눈 뜨는 하루

식탁 위에 마주 앉아

너의 하루는 어땠는지 묻거나

나의 하루도 썩 괜찮았어

웃으며 대답해 주고 싶어

별것 아닌 일에 맘이 통할 때면

익숙해진 서로가 놀라웠어


널 사랑해


평온한 지금처럼만

영원하고 싶다고

너를 바라보다 생각했어


너를 만나 참 행복했어

나 이토록 사랑할 수 있었던 건

아직 어리고 모자란 내 맘

따뜻한 이해로 다 안아줘서


무심한 말투에 서로 아플 때면

차가워진 사이가

견딜 수 없어 미안해

불안한 지금이라도

영원하고 싶다고

너를 바라보다 생각했어


너를 만나 참 행복했어

나 이토록 사랑할 수 있었던 건

아직 어리고 모자란 내 맘

따뜻한 이해로 다 안아줘서


뜨거웠던 여름 지나

그리워질 빗소리에

하나 둘 수줍어 또 얼굴 붉히면

생각이 많아진 너의 눈에 입 맞출 테니

우리 함께 걸어가기로 해


나를 만나 너도 행복하니

못 해준 게 더 많아서 미안해

이기적이고 불안한 내가

너에게만은 잘하고 싶었어


오랫동안 나 기다려온

완벽한 사랑을 찾은 것 같아

날 잡아줘서 힘이 돼줘서

소중한 배려로 날 안아줘서

너를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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