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브걸스 해체
아침 뉴스에서 놀라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롤린’이라는 곡으로 역주행했던 걸그룹 브레이브걸스가 해체된다는 소식이었죠.
오랜 무명 시절을 겪고, 해체를 고민하던 찰나, 군부대 위문 공연을 하며 쌓아온 노력의 결과가 역주행으로 빛났던 친구들이었는데요.
처음 데뷔한 시기가 2011년이라고 하고, 2016년 팀을 정비하고 지금의 멤버로 활동했다고 하니, 무명의 역사가 참 길었죠.
오랜 기간 동안 수입도 거의 없거나 적었을 텐데,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음악을 좋아하는데, 돈이 안되고 생계가 막막하며 미래가 안 보였겠죠. 그리고 그런 기간이 길어지면서 나이는 먹어가고 주변에서 잘 되는 친구들이 나오면 이 길이 맞나 싶었을 거예요.
2021년에 롤린이 역주행하며 스타덤에 올랐으니, 길게는 10년, 짧게는 5년이란 세월 동안 쉽지 않은 시절을 보냈을 겁니다. 그래서 인터뷰 영상을 오면 울컥 눈물짓던 모습들이 많았죠.
잘 안 풀려서 해체를 고민할 때는 똘똘 뭉쳐서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조금만 더 해보자 하며, 해체 직전까지 가서 숙소에서 짐까지 빼고서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이제 잘 되고, 오랜 무명과 역주행이라는 서사와 이를 받쳐주는 실력과 각 멤버별 개성으로 쭉 잘 이어나가면 될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정산이나 대우가 안 맞았는지, 기획사와 아티스트 간 방향이 안 맞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해체되어 안타깝습니다.
인생의 아이러니를 걸그룹의 역사에서 보네요.
이 노래의 맛은 아무래도 중독성이죠.
신나는 리듬과 후렴구 그리고 단순해서 따라 하기 쉬운 포인트 춤.
처음 저에게 이 노래를 알려준 친구도 그 춤을 좋아했죠. 스우파 춤을 좋아했던 것처럼요.
그런데, 이 곡의 가사는 사실 조금 야합니다.
그리고 직접적이죠. ‘직관적’인 것을 중시하는 최근 대중문화 트렌드와 맞닿아있죠. 예전의 은유와 아스라함을 담은 노래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요즘 노래가 노래 같지가 않다는 말씀을 하시기도 합니다.
힙합과 아이돌로 대변되는 대중문화 시장에서 소외되었던, 중장년층들을 위해 트로트가 붐을 일으켰죠.
대중음악이 원래 추억과 함께 소환되기도 하지만,
(그래서 음악 저작권을 사들이고 투자하는 집단은 신곡보다는 스테디 셀러 곡을 사들이죠.)
TV를 틀면 알아듣지 못할 말로, 빠른 음악만 나와서 채널을 돌리던 분들을 위해, 예전 곡들이 다시 나오기도 합니다.
옛날 가수 분이 다시 나오셔서 추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어떻게 지내는지 소식을 전하기도 하고 (JTBC 슈가맨), 새로운 얼굴이 원곡 가수와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기도 하죠. (싱 어게인, sing again)
온통 너의 생각뿐이야 나도 미치겠어
너무 보고 싶어 매일 매일 매일
그런데, 이런 직접적인 가사가, 신나는 음악과 함께 저를 계속 듣게 만들었어요.
은유를 담은, 잔잔한 음악을,
(라일락 꽃향기 맡으며 같은)
좋아하던 저도 빠져 들었던 거죠.
(그런 걸 보면 저도 흥이란 것이 조금은 있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
꼬북좌와 같이, 캐릭터를 닮은 것에 착안한 별명도 팬들이 붙여주며 확장되었고, 꼬북칩이라는 과자 광고까지 찍고 각종 광고를 휩쓸며 인기가 대단했죠. 저는 개인적으로 시크하고 시원한 매력을 가진 단발좌 님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팬클럽에서 해체 반대 시위도 하고 그랬다는데, 좋아했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날도 춥고, 나이도 먹어서 아무리 좋아도 그렇게까지는 못할 것 같아요. ^^;)
이 친구들도 결국 ‘원 히트 원더’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 같아, 아쉬움이 더 크구요.
(혹시 저도 문인으로 등단해서 글을 본격적으로 쓰고, 리얼 출간 작가가 된다면, 이렇게 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근데, 그건 원 히트부터 일단 하고 고민해보겠습니다. ㅎㅎ)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란 서양 대중음악 시장에서 처음 생겨난 용어로, 데뷔 이후 한 개의 싱글(혹은 곡)만 큰 흥행을 거둔 아티스트를 의미하는 말이다.
(출처 : 네이버)
그래도, 실력도 있고, 아름다운 매력도 갖고 있으니, 새로운 곳에서 각자의 개성을 살려, 또 다른 모습으로 만날 날을 기다립니다.
한편으론, 다른 보이 그룹, 걸 그룹처럼 해체 후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모여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감동을 줄 날도 있을 거라 생각하구요.
마지막으로 발표한 곡은,
‘good bye'라고 하네요.
이미 안녕을 예고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역시 이별은 항상 전조가 있지요.
멤버들의 밝은 앞날을 응원하며,
저에게도 추억이 있는 이 곡을 남겨 봅니다.
노래처럼 기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