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2. 만남
같은 회사지만 다른 부서로 가면 왠지 이직한 느낌이 든다. 긴장감도 당연하고.
서울 본사에서 다른 층으로 옮기는 것도 그러할진대, 한국 본사에서 해외 사업 지역으로 가는 것이라면 외국 회사로 이직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낯선 기대감을 갖고 출근 차량에 몸을 실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일찍 출근하는 차량 안은 말이 없고 무거운 분위기이기 마련이다.
이국적이면서도 동시에 한국의 70년대를 연상시키는 출근길 풍경. 20분 정도 지나자, 저 멀리 오래된 공장이 보였다.
직감적으로 저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입구에서 보안 검색이 끝나고 들어가는 길에서 매캐한 냄새가 났다. 저 멀리 굴뚝에는 검정색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어, C 과장 왔어? 오느라 고생 많았지? 들어가자고.”
몇 달 전 이곳으로 급하게 파견을 온 옆 팀 마 부장님이 나를 맞이해줬다. 그래도 아는 사람이 있어서 반가웠다.
사무실 안은 어수선하고 정신이 없었다. 정돈되지 않고 먼지도 많고 분주해 보이는 분위기.
안내를 받아 맨 먼저 나를 여기 오게 만든 현지 책임자 분을 만났다.
“안녕하십니까? C 과장입니다.”
“어이구, 먼 길 오느라 힘들었지요? 여기 앉으시죠.”
앉아서 현재 상황과 앞으로 내가 해줬으면 하는 일들을 대략적으로 설명해주셨다. 당연히 본사에서 들은 말과는 달랐다. 해야 할 일은 훨씬 많았다. 어쩌겠나. 이미 몸이 여기 와 버렸는데.
“죄송한데 본사에서 들은 얘기와는 다른데요.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저 복귀하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게 말한다는 것은 이곳에서 생활이 꼬이는 것은 물론, 거의 퇴사하겠다는 말과 다름없었다. 왕복 비행기 값이 300만원이 넘는다는 사실은 덤이다.
10년 넘는 직장 생활 짬밥은 이러한 상황을 잘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마음의 소리를 접고, “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하고,
“그래, 잘 부탁하네.” 하는 훈훈한 인사를 나누고 내 자리로 왔다.
옆 자리에 있는 이 과장님이 인상이 좋았다.
“안녕하세요. 옆자리가 비어서 외로웠었는데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좋은 인상, 간결하면서도 예의 바른 말투가 앞으로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바퀴 돌면서 각 담당 부서별로 인사를 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차차 얼굴과 이름을 매치시키면서 같이 살아가겠지.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일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더 중요하다.
특히, 해외 사업 수행지에서는 더 그렇다. 숙소와 사무실, 직원식당까지 거의 24시간을 같이 한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객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