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 Feb 28. 2023

퇴근길 니가 생각 나

잘 지내니?


오늘 퇴근길 마트에 들렀어.

퇴근하고 너를 만나 함께 가던 그 곳 말이야.


둘러보아도 살 것이 없더라.

너와 함께 있을 땐,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었는데,

혼자 먹을 생각하니 별로 먹고 싶지가 않아.


혼자 걷는데 외롭더라.

너와 함께 걸을 땐, 오늘 있었던 이야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카트를 같이 밀고 다녔는데 말야.


홀로 작은 바구니에 이것 저것 담다 보니,

너와 함께 자주 먹던 음식을 담고 있는 날 보았어.

우린 왜 그렇게 비슷비슷한 음식들만 먹었을까.


집에 와서 사과를 깎아서 입에 넣어주면,

잘 깎았다고 맛있다며 치켜 세워주던 너였는데.

혼자 먹다 보니 몇 조각 먹지도 못했어.


같이 음식을 해 먹고,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넌 내 옆에서 늘 서성거렸지.

그땐 귀찮기도 했는데, 오늘 싸 온 음식을 혼자 먹고 플라스틱 용기를 버리려니,

그때 생각이 난다.


오늘따라 니가 왜 이렇게 보고 싶은지 모르겠다.


잘 지내.

매거진의 이전글 다시 쓰는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