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4. 일과 사람 (2)
그래도 역시 시골보단 도시가 좋았다. 후진국이라고 해도 공원도 있고 맛집이나 깨끗한 백화점도 있고.
지사장님은 반갑게 맞아주셨다.
“남미는 처음이시죠? 지낼만하세요?”
‘네, 도마뱀들과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라고는 말 못 하고, 그냥 지낼 만 합니다하고 말았다.
“미팅 아젠다는 뭔가요?”
급하게 오라고 해서 비행기표에, 짐 등 챙기느라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왔다.
“그냥 오신 김에 본사 담당자도 보고, 경영진하고 미팅도 잡혔으니 인사도 할 겸 바람도 쐬시라고 불렀어요.”
‘헐’
보통 보면 이런 식이었다. 숨 넘어가게 빨리 오라고 난리 쳤다가 막상 가보면 별 것 없고 그리 급하지도 않은.
사람 안 보내줄 수도 있으니 일단 빨리 보내 달라고 아우성쳐서 일단 사람이 와 있게 해서 안도감을 느끼는.
그렇게 새벽부터 비행기 타고 올라와서 지사로 출근하니, 현지 영업 담당하는 친구가 미팅이 잡혔다고 당장 나가야 한다고 해서 바로 짐을 챙겨서 목적지로 출발했다.
지사장님, 영업 담당과 함께 도착해서 출입증을 받고 안내된 회의실에서 기다렸다.
그런데, 웬일인걸 약속 시간 10분 전에 도착해서 기다렸는데 한 시간이 지나도 상대방들은 나타나질 않았다.
조금 늦나 보지 하고 기다리다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다.
“식사 간단히 하고 오시죠.”
이게 뭔가 싶었지만 일단 잘 모르니까 그러려니 하고 나가서 근처 햄버거 가게에서 대충 때우고 들어갔다. 갑자기 또 호출할 수도 있다나 뭐래나.
10분 만에 햄버거와 콜라를 먹고 다시 대기 시작.
2시가 되었는데도 상대방은 나타나질 않았다.
현지 영업 담당은 계속 왔다 갔다 하며 곧 온다고 하는데, 아침 10시에 사람 불러 놓고 오후 2시가 넘어가는데 진짜 곧 올까 싶었다.
그러다 3시 정도 되니 사람이 나타나서는 갑자기 장관 보고가 잡혔다고 다음에 다시 보자는 말을 전하고 사라졌다.
한국 같았으면 장난치느냐고 한 소리 했겠지만 아직 상황 파악이 덜 되어 그냥 넘겼다.
사무실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 친구들 비즈니스 매너가 참 없네요라고 던지자,
남미가 원래 이래요. 이래서 우리가 여기서 해외수당 받고 일하러 온건지도 모르겠다고 돌아온다.
하루를 그렇게 거의 공치고 호텔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니 힘이 쭈욱 빠졌다.
‘다음엔 책이라도 한 권 들고 가야겠는걸.
나도 점점 이렇게 적응이 되어가는 건가.‘
그날 따라 호텔에서 혼자 마시는 맥주의 목 넘김이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