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진
그동안 미뤄두었던 선물 받은 책들에 대한 서평을 계속하고 있다.
숙제 같은 마음도 있었는데 오늘이 일단 마지막!
왓슨빌이라는 이국적인 이름은,
나에게 크게 이국적이지 않았다.
‘아따까마’는 그래도 알려져 있지만,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김수현이 별에서 와서 처음 도착한 곳.
밤에 보면 별이 엄청나다.)
시암베일리와 같이 아무도 어느 나라 어디에 박혀 있는지 모르는 곳 근처에도 오랜 기간 살았던 나였기에 되려 왓슨빌이라는 이름이 친근했다.
정연진 작가님은 참 친절한 분이셨다.
(요즘 유행하는 넷플릭스에서 나오는 이름이 같은 '연진이' 하고는 많이 다르신 것 같다.)
좋은 책도 보내주시고, 책 출판과 관련해서 여쭤보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문의 드렸더니,
장문의 답신을 주셨다.
문단에 등단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출판 경험도 아직 짧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좋은 분들과 함께 하며 세상살이를 배우며 살아가는 것 같다.
이 책은 사실 상당히 유명한 책이었다.
작가님도 서문에 언급을 하시긴 했지만, 검색을 해보니 그 이상으로 많이 회자되고 있었다.
이런 책을 접하게 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
신문과 잡지의 추천도서가 되기도 했고, 모 매거진에선 ‘이 달의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한다.
솔직히
부럽다. ^^;
여러 나라에서 몇 년씩 살기도 하고,
셀 수 없이 많이 다녀서 항공사 직원들 마저 내 항공 마일리지를 보면 놀라곤 한다.
나이도 그렇게 많지 않은 데 도대체 어디를 이렇게 쏘다녔길래 이렇게 Sky Team (대한항공), Star Alliance (아시아나 항공) 등 마일리지가 많은지.
심지어, 해외를 너무 많이 다녀서 모아 놓은 마일리지로 개인 여행을 다니는 것도 귀찮아서,
만료일자가 다가오면 물품을 사거나, 마일리지로 갈 수 있는 호텔에 한 번씩 다녀오곤 한다.
어떤 분은 그렇게 마일리지를 쓰는 것은 버리는 거라고 말씀하시는데, 내 마일리지 총 숫자를 보면,
그 정도면 좀 버려도 되겠다고 하신다. ㅎㅎ
그래서 호텔 이름을 말씀 드리긴 조금 그런데, 그 호텔은 거의 나에겐 별장 수준이다.
출입국 심사 때 내 여권을 보면 어느 나라 친구들이든 처음엔 놀라고,
어디에 도장을 찍어야 할지 찾느라 헤맨다.
늘 겪어와서 예상되는 장면이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재미있다.
그나마 우리나라에서 전자여권에 도장을 찍지 않아도 되는 곳들이 있어 다행이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내 여권은 ‘걸레’다.
과장이 아니고, 나중에 한번 온갖 나라의 비자와 (터키, 방글라데시, 사우디 등) 도장으로 얼룩진 내 여권도 사진을 찍어 한번 올려야겠다.
오늘도 역시나 ‘서평인 듯 서평 아닌’ 이라는 title에 걸맞게,
책 서평은 안 쓰고 어만 소리만 늘어놓고 있는데,
이렇게 써도 서평이 매력적이라고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놀랍다. ㅎ
왓슨빌의 삶은 내가 휴스턴과 칠레 산티아고에 있을 때의 삶과 닮아 있었다.
Summer Time 도 그렇고, 낯선 곳에서 지루한 일상과 신기한 경험.
그리고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를 느끼게 하는 것들이 그랬다.
중간에 왓슨빌에 호박이 가득한 사진도 있었는데,
내가 남미에 있을 때, 좋아하는 과일인 ‘감’이 있어서 놀랐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감을 많이들 좋아하는데
(감 떨어지지 말라고 ㅎ 죄송함다)
남미 친구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싸게 팔길래 박스째 사서 교민 분에게도 나눠주고 아주 잘 먹었다.
지진 강도 4.7 이야기는,
6.5 지진을 직접 맞아보고, 하마터면 7 이상의 지진 지역에 있을 뻔 했던.
그래서 오늘 이 글을 쓰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었던 나에게는 다소 ‘귀여운’ 에피소드였다.
6.5 지진 당시, 사무실에서 청소 등을 해주시던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나 여기서 죽는 것 아니야?”
라고 말씀하셨던 일이 기억난다.
“아이고, 그러시면 안 되죠. 얼른 퇴근하세요.”
하고 집으로 돌려보내고,
난 사무실에서 일을 했다.
흔들리는 건물에서 ㅎㅎ
두 달 만의 김치 맛을 본 사연도 많이 와 닿았다.
난 한국에서 어지간해서는 햄버거를 잘 먹지 않는다.
한번 출장 잘못 가서 한 달 동안 거의 햄버거 위주로 식사를 했던 적이 있어서다.
한 달 만에 김치찌개를 먹는데 울 뻔했다.
해외 생활을 해본 사람에겐 공감을,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이 책 ‘왓슨빌’
한 줄평
왜 추천도서인지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