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째 브런치북 발간
우와~ 벌써 8번째 브런치 북 발간입니다 ^^
문인 등단도 해서 문예지에 글도 실리고,
공동작가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출간 작가도 되고,
4월엔 두 번째 책도 나옵니다~
그리고 다른 기회도 있어 도전해 보고 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
제 글을 읽어주시는 작가 분들이 요즘 이런 질문을 많이 주십니다.
“어떻게 매일 같이 그렇게 글을 올릴 수 있느냐?
회사 다니면서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 “
“다양한 분야의 글을 그렇게 쓰고, 어떨 땐 문체도 달라서 신기하다.“
저는 작곡가 작사가 그룹처럼, 이름만 ‘이상’ 이라고 걸어두고 공동 집필하는 팀일까요? 아님 AI?
아직 정식 작가라고 하기엔 민망하지만, 그래도 등단도 하고, 출간 작가도 되었으니 말씀 드리자면,
사실 하루에 하나씩 글을 쓰는 건 저에겐 무척 쉬운 일입니다. 솔직히 하루에 몇 개씩 글을 올리고 싶은데, 너무 많이 올리면 깊이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조금 묵히고 싶기도 하고, 자칫 구독하시는 분들에게 실례가 될 것 같아 하나만 올리는 거예요 ^^;
물론 퇴고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저도 시간을 갖자는 취지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업무적으로 계약 상대방에게 클레임을 제기하기 위한 레터를 급하게 이슈해야 할 땐 하루 만에 100 페이지 이상을 한글이든, 영어든 쓰는 사람이에요. 물론 그 정도 분량엔 근거자료로 표와 그림 등이 들어가서 순수하게 글만 있는 건 아니지만, 집중해서 하면 그 정도의 글도 쓰는 훈련이 되어 있는 사람이지요.
그러다 보니, 브런치에 올리는 글의 적정량인 1-3장 정도는 솔직히 점심 먹고 쉬면서도 초안을 완성할 수 있지요.
그렇지만, 떠오르는 생각을 좀 더 정리하고, 구상도 해보고, 오타나 비문 확인, 흐름이 이상하지 않나 그런 것을 더 보고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음악, 영화, 맛집, 스포츠 등은 제가 좋아하는 분야이니 더 편하게 쓸 수 있지요. 업무적인 것도 시간 내에 빨리 방대한 양을, 그것도 영어로 써내는 훈련을 15년 이상 받고 실전에서 적어 온 저입니다. 대학 때도 저는 문과라 시험이 문제를 이해하고 정서해서 쓰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기간까지 치면 20년 이상 긴 글을 써온 것이지요. 공부나 일을 하기 싫어도 그렇게 했는데, 쓰고 싶은 글은 오죽 빨리 쓰겠습니까? ㅎ
속독도 습관이 되어서 가벼운 책은 웬만하면 한 시간이면 다 읽습니다. 영어로 된 어려운 책도 속독할 땐 한 시간에 100 page 넘게 봅니다. 그렇게 성경책처럼 깨알같이 써 있는 업무와 관련된 영어 전문 서적도 수십 권을 읽었지요. 그것도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어렸을 때 회사에서 그 책들을 다 읽고 한 달에 한 번씩 시험을 보았었거든요. 죽는 줄 알았습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공부했으면 고시 패스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월급 받으면서 때되면 밥 먹여주고 공부시켜 줘서 고맙게 생각했습니다.
연애수필 쓰는 인간이 이런 이야기 하니까 재미있지 않나요? ^^
어떤 작가님은 제가 음악, 영화, 맛집 타령하니 이젠 한량 같다고 까지 말씀 주셨지요. 한량을 지향하긴 하지만, 아직 회사도 더 다녀야 하고, 할 일도 많아 나중에 천천히 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마음만은 여유를 즐기는 한량입니다. :)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제가 흙수저인 것은 계속 말씀 드리고 있는데요. 친구들과 노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혼자 있을 땐 책을 많이 보았습니다. 솔직히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여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퇴근 후 시간이 있으면 회사 근처 서점에서 두 시간 정도 책을 보고 집에 가기도 합니다. 책을 읽고 지식 습득을 해서 써먹으면 인정도 받으니 그런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헌책방, 만화방, 도서관이 제가 좋아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앉아서 책만 읽기 지겨워서 일어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버티는 삶이라 지구력 하나는 끝내줘서 마라톤마저 취미 중 하나인 저이기에, 지겨워서라는 이유보다 허리가 아프고 엉덩이가 따끔거려서 일어선 때가 많았습니다.
다른 글에서 언급한 ’삼대‘나 ’운수 좋은 날‘ 등 고전과 조정래 작가님의 ’태백산맥‘과 ’한강‘ 등을 읽으며 자라왔지요. 피천득 작가님이나 이어령 선생님의 글도 좋아합니다. 단테나 괴테, 무라카미 하루키, 헤르만 헤세의 글도 좋습니다. 슬램덩크, 드래곤볼 그리고 원피스 마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제 어린 시절 최고의 휴식은 풀밭에 누워 햇살을 받고, 아무 생각 없이 음악을 들으며 좋아하는 책을 읽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다 졸리면 자고, 영감을 받아 뭔가 쓰고 싶으면 다시 썼습니다. 고교 시절 문학 선생님이 글쓰기를 해오라고 했을 때 친구들 모두,
”아~ 너무해요. 창작이라니.
그냥 풀 수 있는 문제를 몇 페이지에서 몇 페이지까지 숙제로 내주세요.“
라고 우는 소리할 때,
저는 속으로 별 것 아닌데 왜들 저러지 했습니다.
그렇게 쓴 글이 교내 신문, 잡지에 실렸습니다.
그 뒤로 대학 시절 신문에, 그리고 사내, 그룹 신문에 제 글이 실리기도 했지요. 다음엔 시사 잡지와 협회지에, 이제는 문예지와 출근 도서에 제 필명이 올라갔습니다.
필명은 전에도 글에 한번 남겼는데, 문학 선생님이 이상 李箱 님의 글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고 하셔서 지어주신 것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상 작가님도 본명이 김해경 님이라고 하시는데, 저도 본명을 두고, 생각이 많다는 의미로 李想 입니다. 참고로, 이상 작가님의 箱 자는, 일본어로 이상, 김상, 박상 할 때 그 ‘상’자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의 바다’가 제 기본 매거진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 언젠가 하루는 집에서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삼촌이 음악을 틀고 책을 보는데, 같이 들으니 좋더군요.
아이와 카세트와 mp3 player를 선물 받았을 때 참 좋았습니다. 라디오에서 들은 음악을 음반 가게에 가서 흥얼거리며 앨범을 찾는 재미도 있었지요. 길보드 차트의 테이프를 사는 것도 사는 즐거움 중 하나였습니다.
대학 때 처음 빅마마의 공연을 학교에서 보고, 우와 음악이란 게, 아티스트라는 게 저런 것이구나하고 놀랐습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고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친구들과 놀면서 불렀을 때 음악의 힘을 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고, 지금은 음악에 관한 글을 장르를 가르지 않고 올립니다. 많은 분들이 음악만 듣는 것보다, 제 추억이나 저만의 감상평과 함께 잘 읽고 들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구요.
사진은 어릴 적 싫어했습니다. 부동 자세로, 어색한 표정으로 찍어야 하는데, 이걸 왜 찍나 싶었습니다. 웃으라고 하는데, 왜 웃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웃어야 사진이 잘 나온다고 하는데, 왜 사진이 잘 나와야 하는지도 잘 모를 때였습니다.
그러다, 초등학교 시절 정규 수업 외에, 취미생활 부서 활동을 하나씩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뭘 그런 것까지 해야 하나 하면서 머뭇거리고 있는데, 좋아 보이는 부서는 모두 정원이 차서 남는 부서가 몇 개 없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는, 저와 닮은 친구가 사진부에 있길래 사진부에 들어갔습니다.
출사를 나가자는데, 나가기 너무 귀찮았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나가자고 하니 나가지 않을 수 있나요. 따스한 햇살 아래 아무렇게나 찍었던 나무 한 그루가 제 첫 작품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이건 이렇게 찍어보면 어떨까 해서 다시 찍고 나중에 현상해서 보니 내가 찍은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멋있었습니다.
집에 가져오니 어머니가 가족 앨범에 꽂아 두시더군요. 그때 부모님의 젊은 시절과 할아버지, 할머니 등 가족의 추억을 한 장 한 장 보며 웃기도 하고, 신기해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앱이라곤 네이버와 카톡 그리고 브런치와 같이 꼭 필요한 것만 깔고 전화와 문자 밖에 하지 않는데도, 휴대폰 용량은 꼭 256 기가를 삽니다. 지금 휴대폰에도 사진을 정리했는데도, 몇 만 장의 사진이 있지요. 물론, 뉴스 기사 등의 스크린 샷도 많지만, 실제로 제가 찍은 사진이 더 많습니다.
아이폰 3부터 썼는데, 사진은 정리하고 이동식 하드와 cloud에 넣어두었는데 휴대폰을 버리지 않고 사진을 그대로 모아둡니다. 지금 쓰는 폰 외에 6개 정도가 있는데 하나에 몇 만 장씩 있다면 꽤 많은 양의 사진을 찍은 것이겠죠.
거기서 고르고 골라서 사진 에세이에 글과 함께 올리는 것입니다 ^^ 앞으로도 올릴 사진이 많겠지요? 사진 뿐만 아니고, 음악과 영화, 책 이야기도 그렇게 오랜 시간 쌓아온 제 삶의 추억입니다.
요즘은 휴대폰으로 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세상이지요. 맛집도 검색하고 그 모든 것을 브런치에 기록할 수 있구요.
참으로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오늘도,
사진 하나에 추억을 담고,
글 한 줄에 마음을 담습니다.
이번 브런치 북도 사랑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 글 읽어주셔서 늘 고맙습니다 ^^
https://brunch.co.kr/brunchbook/lifepictur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