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시티 트레블 달성
https://brunch.co.kr/@6dad664f134d4c4/87
오랜만의 축구 이야기입니다 ^^
작년 11월 월드컵 전에 글을 하나 남겼습니다.
메시와 호날두 (C. Ronaldo) 그리고 음바페와 홀란을 중심으로 월드컵을 예상해 보았지요.
결국 last dance의 메시는, 그를 role model 혹은 그 이상의 영웅으로 생각하는 후배들을 이끌고 우승을 이루어냈습니다.
1차전에서 사우디에게 일격을 당할 때만 해도, 이대로 예선 탈락인가 했지만,
각성된 그와 동료들의 능력은 매운 맛이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프랑스 파리생제르망에서 이적하게 된 메시의 선택은,
친정팀이라 불리는 바르셀로나도, 거액을 제시한 사우디도 아닌,
미국이었습니다.
참고로, 사우디 알 힐랄이 제시한 연봉은 4억 유로로 한화로 하면 5600억 원 정도 됩니다.
호날두가 알 나스르로 이적하면서 받은 연봉의 2배 정도 되는 금액이지요.
미국의 인터 마이애미라는 팀으로 이적하면서 받는 연봉은 사우디에서 제시한 금액의 1/10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연봉 6500만 달러보다도 낮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팀은 영국의 유명한 '베컴'이 구단주로 있는 팀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구단주 명성에 걸맞지 않게 동부 컨퍼런스에서 최하위인 15위를 하고 있다네요.
갑자기 홍명보 감독님이 월드컵 후 미국에서 뛰었던 기억이 왜 날까요? ㅎㅎ 홍 감독님이 선수 시절 뛰었던 LA Galaxy에서 데이비드 베컴도 뛰었습니다. 뛴 시기는 달랐는데, 같이 뛰었다면 재미있었겠네요.
메시가 연봉은 낮지만, 미국 프로 축구 MLS를 애플 TV+가 중계하고, 아디다스의 후원이 있어,
단순 sponsorship이 아닌, 영화의 running guarantee 처럼 매출 이익을 받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역시 대단한 선수라고 밖에 할 수 없네요.
나중에 정말 아르헨티나 대선에 나갈지 궁금합니다.
지난 월드컵에서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음바페의 프랑스가 우승할 거라 예상했었습니다.
메시의 화룡정점이 스토리 상 멋있긴 하지만, 나이 먹은 메시가 신성 음바페를 이길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양 국대 스쿼드도 지루, 그리즈만 등이 버티고 있는 프랑스가 좀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메시의 동생들의 각성은 예상보다 무척이나 강했습니다.
결승전에서도 음바페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프랑스가 결국 우승하겠군
월드컵 2회 연속 우승이라
그 지네디 지단도 이루지 못한‘
라고 생각하며 보았습니다.
그만큼 음바페의 움직임은 기민했고 멈출 줄 몰랐습니다.
그에 반해 메시의 움직임은 나이 탓인지 점점 걸어 다니는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연장전 그리고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결승전은,
그야말로 혈투였습니다. 신인상을 수상한 엔조 마르티네스 같은 친구들은 메시 등 형들을 대신해서 정말 미친 듯이 뛰었습니다.
결국 실력 뿐만 아니라 멘탈과 정신력의 싸움이 이어졌습니다. PK 끝에 아르헨티나가 우승했지요.
그렇게 제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득점왕을 차지한 음바페의 표정은 마치 2014년 준우승 후 골든볼을 차지하고 시상대에 오른 메시와 닮아 있었습니다.
팀으로서도, 개인으로서도 엄청난 성과인데도 준우승이라는 패배 후라 웃을 수 없었겠지요.
운동선수의 승부욕이란 대단한 것이지만,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의 그것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데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2022년 월드컵 팀 우승과 MVP를 동시에 거머쥔 메시는 만면에 웃음을 가득 담고 있었습니다.
고인이 된 마라도나와 현생의 메시아라 불리는 메시가 겹치며, 멋진 스토리까지 만들어 냈지요.
그렇게, 모로코 4강 진출이라는 이변과, 우리 대한민국이 천신만고 끝에 우루과이를 예선 탈락시키고 16강에 진출한 모습까지 기억하며 지난 월드컵은 막을 내렸습니다.
2026년 월드컵에선 음바페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MVP와 득점왕을 석권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다시 한번 예상해 봅니다.
그리고,
제가 주목하는 한 선수가 있었지요.
노르웨이 국적의 2000년생 "홀란"
조국이 현재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활약할 정도는 안 되어,
안타깝게 그가 월드컵에서 활약할 모습을 볼지는 미지수이지만,
영국 프리미어리그 이적 후 그는 그의 가치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먼저, 이번 시즌 맨체스터시티를 리그 우승 시키고 득점왕을 차지했습니다.
지난 시즌 우리의 손흥민이 EPL 득점왕이 된 것을 보고 모두들 대단하다고 했었지요.
당시 23골로 리버풀의 살라와 공동 득점왕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홀란이 기록한 골은 36골로 골든부트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의 전설이라 불리는 앤디 콜과 앨런 시어러가 보유한 34골을 뛰어넘은 것이었습니다.
특히, 앨런 시어러는 '득점기계'라 불릴 정도로, legend 급 선수인데,
홀란은 프리미어리그 입성 후 바로, 그것도 22살이라는 나이에 이런 기록을 세운 것이지요.
그리고 당시의 프리미어리그의 수준과 지금을 비교해 보았을 때도 이는 정말 대단한 기록입니다.
안타깝지만 홀란이 있는 동안 우리의 날쌘돌이 손흥민이 앞으로 득점왕이 될 가능성은 무척 낮습니다.
여담으로, 사우디에서 손흥민에게도 거액을 제시하며 사우디로 오라고 했다고 하더군요.
이러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유명한 선수들은 다 보게 되고, 사우디가 아예 유로 챔스리그에 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2022년 발롱도르를 수상한 프랑스의 주축 공격수이자 레알 마드리의 주력 벤제마가 알 이티하드로 이적한다는 기사를 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리그에서 팀을 우승시키며 득점왕을 차지하는 엄청난 기록한 홀란은, 맨체스터 더비에서 맨유를 꺾고 잉글랜드축구협회 FA 컵에서 팀을 우승까지 시킵니다. 사실 리그 우승과 컵 우승을 차지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EPL엔 맨유, 첼시, 리버풀, 토트넘 등 강팀과 레스터시티의 케이스처럼 우승을 넘보는 저력 있는 팀들이 즐비합니다. 그런 곳에서 두 개 대회 모두를 석권하다니. 사실 하나도 이루기 어렵지요.
하지만, 이 이야기를 길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EPL 내에서 끝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많이들 아시는 것처럼, 맨시티는 이탈리아 인터밀란을 결승전에서 꺾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컵 빅이어를 들어 올렸습니다.
EPL 리그 우승과 컵 대회 우승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트레블'이라는 위업을 이룬 것입니다. (treble)
유럽의 최정상팀들이 경쟁하는 리그에서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선 것입니다.
맨시티가 우승하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얼마나 대단한 팀들과 싸웠는지 알 수 있습니다.
8강에서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을 꺾었고, 4강에선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결승에서 이탈리아의 인터밀란을 꺾었습니다. 인터밀란은 4강에서 AC 밀란과 챔스에서 밀란 더비를 치르고 올라온 팀이었지요.
EPL 구단 중에서는 9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후 두 번째라고 하니 정말 대단하지요.
맨시티 구단주 만수르 형님은 정말 좋아서 광란의 파티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더욱이,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2008-2009 시즌 FC 바르셀로나를 맡으며 트레블을 기록한 이후 14년 만이며, 감독 중 역대 최초 두 번의 트레블을 달성했다니 대단합니다. 우리의 히딩크 감독님도 해보지 못한 기록이지요.
그리고, 홀란이 이 대회의 득점왕까지 차지했습니다.
결승전을 놓고 맨시티의 더브라이너와 인터밀란의 루카쿠.
벨기에 황금 세대를 구가한 두 명의 맞대결로 표현을 많이 했었는데,
실제 주인공은, 1-0 승리의 골을 남긴 맨시티의 로드리와 득점왕을 차지한 홀란이었던 거죠.
홀란은 대회 12골을 기록해서, 2위 리버풀의 살라보다 4골을 더 넣었습니다.
조별리그에서 친정팀인 독일의 도르트문트 등에게 총 5골을 넣고,
16강 라이프치히 전에선 무려 5골을 넣었습니다. 바이에른 뮌헨 전에선 2골을 넣었구요.
더 무서운 사실은, 이 친구가 이제 20대 초반이라는 것입니다.
아직 성장기라는 것이지요.
월드컵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울 수 있지만, 프로 축구계에선 이 친구의 이름을 자주 듣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킹의 후예답게 무섭게 생긴 얼굴에, 긴 머리가 꽤 잘 어울리네요.
잘 하니까 별 게 다 멋있어 보입니다.
이렇게 마무리하면 조금 아쉽지요?
우리 대한민국 축구 이야기를 조금만 더 해볼까요?
최근 FIFA U 20 대회에서 우리 대한민국이 4강까지 진출했지요.
정말 대단한 성적입니다.
이강인을 필두로 전 대회에선 준우승을 차지하더니, 2개 대회 연속 이 정도 성적을 내다니요.
저에게는 마치 레알 마드리드의 모드리치가 활약하며 크로아티아가 2018 월드컵 준우승, 2022 월드컵 3위를 한 모습과 겹칩니다.
그리고, 포르투갈과 벨기에의 황금 세대를 보며, 부러워 했었는데,
우리도 월드컵 4강 그리고 우승이라는 위업을 노려볼 수 있는 수준으로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U 20 전 대회 주요 선수들이 아직 국대에 발탁된 것은 이강인 한 명이고,
이강인도 벤투 감독 시절 기용되지 못할 뻔 할 정도라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요.
하지만, 우리나라 축구선수들의 '깡'이라고 할까요?
그런 집념과 2002 월드컵 이후 가속화된 여러 선수들의 해외 진출로 쌓인 경험치가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 믿어 봅니다.
마치 지난 월드컵에서 일본이 해외파를 주축으로 독일과 스페인을 눌렀던 것처럼요.
그리고 이번 시즌에서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뛰며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된 김민재와,
손흥민을 비롯한 해외파 선배들 그리고 국내에서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조규성과 같은 국내파 친구들이,
멋진 팀을 이룬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결과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월드컵 결승에서 음바페의 프랑스와 우리 대한민국이 결승에서 맞붙는 상상.
허황된 생각일까요?
클린스만 감독님을 한번 믿어 보겠습니다 ^^
https://brunch.co.kr/@6dad664f134d4c4/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