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브런치 개편 후 말이 많다.
요는, 독자의 응원을 댓글이나 라이킷 뿐만 아니라 돈으로도 받고, 요일별 연재를 통해 예측 가능성과 지속성을 확보하려는 것 같다.
그런데, 내 경우 브런치를 통해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어서 그런지, 그렇게 큰 감흥은 없다. 심지어, 요일별 연재를 하라고 하는데, 바쁠 땐 1-2주에 한편을 쓰지만, 많이 쓸 땐 매일같이 쓰는 나로선 그조차도 의미가 없다.
주제도 ‘아, 이 작가 하면 이 주제’ 라고 떠올릴 수 있고, 신빙성이 있도록 하라고 하는데, 어차피 회사 일하면서 그런 건 이미 얻었기 때문에 순수하게 글쓰기로만 이야기하고 있는 곳에서 굳이 그러고 싶진 않다.
요약하면, 그냥 난 내가 쓰고 싶을 때, 쓰고 싶은 주제를 쓰고 싶다. 글쓰기로 돈은 벌면 좋지만 안 벌어도 상관은 없다.
그러다 보니, 이런 저런 주제를 가리지 않고 쓰고 매거진을 늘려가고 있다. 원래 여러 세상 일에 관심이 많고 생각하길 좋아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한 작가님이 브런치의 변화를 놓고, 구속되기 싫어하는 작가들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공감이 갔다.
구속은 회사나 세상살이에서 충분히 당하고 있으니, 브런치에서나 내 맘대로 내 이야기를 해보련다.
오늘은 간만에 축구 이야기다.
헤리 케인이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을 떠나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케인이 93년생인 것 실화냐? 아무리 봐도 형님으로 보인다. 나보다 10살 이상 어린데.
심지어, 92년생 손흥민보다도 1살 어리다. 헐헐)
바이에른 뮌헨은 우리의 김민재가 (96년생)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최고 수비수가 되고 이적해 간 팀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분데스리가 33회 우승 (최근 10년간 6번 우승) 등 명실공히 독일 프로 축구 최강 팀이자, 챔피언스리그 단골 진출팀이다.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1억 유로 보장. 1.2 억 유로 ~ 1.2억 파운드 (약 2300억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케인은 토트넘에서 435경기에서 280골을 넣었다고 하니, 토트넘에서 뛰다 레알마드리드로 넘어가서 BBC 라인을 구축했던 가레스 베일보다 더 높은 위상을 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BBC – 베일, 벤제마, 크리스티나 호나우도)
그는 우리에게 영국 국가대표 스트라이커이자 대한민국 캡틴 손흥민과 찰떡 콤비를 자랑하기에 더 잘 알려져 있다. 둘은 2015-2016 시즌부터 8 시즌을 함께 호흡을 맞추며 47골을 합작했다. 즉, 케인이 없었다면 손흥민이 EPL 득점왕이 되기는 어려웠을 거다. 참고로, 손흥민은 토트넘의 차기 주장이 되었다.
2위를 비교해 보면 얼마나 대단한 기록인지 알 수 있다. 첼시에서 2004 ~ 2012까지 호흡을 맞춘 디디에 드록바와 프랭크 램파드가 기록한 36골이다. 드록바는 드록신으로 불리는 유명한 코트디부아르 출신 공격수이며, 램파드는 리버풀의 핵심이었던 제라드와 함께 영국 국가 대표와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미드필드였다.
그 다음으로 29골을 합작한 멤버가 아스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그 유명한 티에리 앙리와 피레스다. 프랑스를 월드컵과 유로 우승을 시킨 장본인이다. 지네디 지단 등과 함께.
케인을 처음 보았을 때, 솔직히 나에겐 임팩트가 그리 크지 않았다. 키도 크고 잘 차는 것 같긴 한데, 이브라히모비치나 세브첸코 그리고 베르캄프 같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본 나로서는 뭔가 부족해 보였다.
월드컵 8강이 어울리는 잉글랜드와 닮아 있는 느낌이랄까. 사실 지금도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레반도프스키와 비교해 볼 때, 케인이 스트라이커로써 더 파괴력이 높으냐고 물으면 선뜻 그렇다는 대답은 안 나온다. 참고로, 레반도프스키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하기 전에 있었던 팀이 케인이 이번에 이적한 바이에른 뮌헨이다.
하지만,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본 것처럼 케인은 스스로도 결정력이 높지만, 책임감이 강하고 동료를 돕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잘한다. 돌진하는 손흥민에게 멋진 헤딩 패스를 밀어줘서 골을 기록한 명장면처럼, 잉글랜드의 2001년생 부카요 사카 (Bukayo Saka, 현 아스날 소속) 같은 젊은 친구들이 골을 기록하고 날아다니도록 많이 도와줬다.
토트넘에서도 덴마크의 불사신 에릭센과도 2013 – 2020 시즌까지 21골을 합작했고, 2015부터 델레 알리와 18골 이상을 합작했다. 잉글랜드 국가 대표와 토트넘 공격의 중심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바이에른 뮌헨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6차례 차지했지만, 세계 축구가 독일을 포함해 4강을 구축했던 1970년대 3회였고, 최근이라고 하면 2000-2001과 2012-2013, 가장 최근이 2019-2020 시즌이다. 공교롭게도 2020 시즌 결승전 상대는 현재 이강인이 이번 시즌부터 뛰는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이다.
유로파리그 우승도 한 차례 있는데 1995-1996 시즌이다. 독일에 바이에른 뮌헨이 있다면, 프랑스 리그앙 (리그 1) 에는 파리 생제르망이 있다. 메시가 미국으로 떠나고, 브라질의 네이마르도 사우디 알 힐랄로 떠나지만, 프랑스의 음바페가 있는 챔피언스리그 단골 진출팀이다.
이강인이 메시를 완전히 대체할 순 없겠지만, 스페인 리그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프랑스 리그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은 2012-2013 시즌에 UEFA 챔피언스리그, 독일 리그, DFB-포칼을 우승함으로써 독일 축구단으로서 처음 트레블을 성취했다.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트레블 대업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 수 있다. 과연 케인이 홀란과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까? 나이도 있고 쉽지 않지만, 능력과 경력 그리고 이타심이 합쳐져서 어렵게 옮겨간 만큼 멋진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이에른 뮌헨에는 부동의 골키퍼 Neuer (지난 월드컵 때 손흥민에게 골을 먹고 조별 예선 탈락 후 허탈해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토마스 뮐러, 그나브리 (Gnabry), Kimmich 등 좋은 자원들이 많다. 독일의 대표 프로팀 답게 독일 국가 대표 출신들이 많이 모여 있다.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독일 리그에서는 우승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선 8강에 그쳤다. 월드컵 등에서 주춤하고 있는 독일 축구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케인과 김민재의 가세로 이번 시즌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낼 것인가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참고로, 챔피언스리그 통산 우승 기록을 보면, 레알 마드리드가 14회 우승으로 독보적인 1위이고,
AC 밀란이 7회, 바이에른 뮌헨과 리버풀이 6회, 바르셀로나로 5회 우승이고, 맨유가 3회 우승했다.
1992-93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개편 이후만 보더라도, 레알 마드리드 8회 우승, 바이에른 뮌헨 3회, 바르셀로나 4회, 맨유 2회, 첼시 2회, 리버풀 2회, AC 밀란 3회 우승했다. 독일 리그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은 바이에른뮌헨 이외에 도르트문트가 1회 유일하다.)
2023-2024 프리미어리그도 개막하며 유럽 축구의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9월 19일 조별리그가 시작된다는 항저우 아시안 게임 조별리그와 우리 대한미국의 우승이 기대된다.
가을야구도 점점 다가오고, 스포츠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참 아름다운 계절이다.
라라랜드의 주인공 라이언 고슬링이다.
헤리 케인과 닮았다. 참고로, 80년생.
이 친구를 보니 간만에 달밤에 춤 추고 싶다.
피리 피디님이 댓글 달아주셔서 생각난 김에 올려본다. (원래 필명이 피리부는 피디 님 아니셨나. 갑자기 헷갈린다.)
참고로, 나도 대학 시절 국악 동아리에서 피리를 불었다. 플루트가 아닌, 국악기 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