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력 작가님
브런치 (스토리)를 시작한 지 벌써 8개월째다.
글쓰기 모임에서 우연히 시작해서 작가 승인을 받고, 즐거운 마음으로 꾸준히 글을 써 오고 있다.
업무로 쓰는 e-mail이나 보고서 혹은 presentation 자료가 아닌,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읽어 주시는 분들의 응원 덕분에 이렇게 쓰고 있다.
돈이 안 되는데도, 내가 회사를 다니고 이런 저런 일들을 하고 있는 내가 이렇게까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브런치를 하고 있는 이유는 역시 소통인 것 같다.
등단 작가가 되도록 공모전의 소식을 알게 된 곳도 브런치였고,
출간 작가가 되도록 한 출판사의 공동 작가 프로젝트를 알게 된 곳도 역시 브런치에서였다.
‘글을 써서 돈을 버는 것’ 이라는 제목의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많은 작가님들의 조언을 통해 알게 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이미 출간을 하신 작가님, 글쓰기 강의를 하시는 국문과 출신 교수님들로부터 다양한 조언을 받았다.
브런치에 ‘제안’을 위한 e-mail을 활용해서도 소통하고, 어떤 작가님과는 이제 같은 작가라는 인정과 함께 휴대폰 번호까지 알려주셔서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많이 배우기도 했다. 이 글을 빌어 정말 감사 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어떤 작가님은 내가 ‘오늘의 작가’가 되었다는 것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 주시고, 정작 내가 ‘오늘의 작가’로 나온 모습을 찾지 못하자, 캡쳐를 해서 e-mail로 보내주시기까지 하셨다. 정말 감동이었다. 거기다, 한 작가님은 나를 입덕 작가라고 소개해주시는 글까지 써주셨다. 힘든 일상에 큰 힘이 되었다.
자신의 책을 서평단이라는 이름으로 보내주신 작가님들도 계셨다. 스토리가 있는 멋진 책을 보내주시기도 했고, 포스트 잇에 감동적인 멘트를 적어서 보내주신 분도 계셨다. 1인 출판사 대표이신 분도 계셨고, 추천 도서로 유명한 책을 쓰신 작가님도 계셨다.
그래서일까?
등단한 문예지에 아는 작가님들이 등단하고, 공동 작가 프로젝트에 아는 작가님들의 글이 같이 실렸을 때 너무나도 반가웠다.
이 분들의 글을 읽으며 감동도 있었고, 재미도 있었으며, 배우는 바도 적지 않았는데, 함께 한 권의 책에 글이 실린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선 영광이었다.
유기력 작가님도 나에게 그런 작가님 중 한 분이셨다.
우연히 글친구가 된 이후로, 이 분의 글을 읽으며, 나와 다른 삶과 생각을 경험할 수 있었다. 서로 라이킷도 눌러 주고, 댓글도 달아주며 오랫동안 소중한 글 친구가 되었다. 담담한 그 분의 글이 좋았다.
사실 이 분의 얼굴도 모르고, 직접 만나 뵌 적도 없다. 대부분의 작가님들이 그렇다. 솔직히 얼굴을 대면한 분은 한 분도 없다.
그저 이 분의 글을 읽으며 울고 웃으며, 배우고 어떤 영감이나 느낌을 받아왔다. 그래서 한 작가님의 말씀대로, 글을 읽으며 이 사람을 이해하고, 친해졌다는 생각이 드는 것일지 모르겠다.
마지막이라는 글을 맞닥뜨리니 묘한 슬픔이 찾아왔다. 말과 마음이 통하고 서로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친구와의 이별 같은 감정이었다.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싶었는데, 예전처럼 댓글 닫기 기능을 사용하셔서 댓글도 달 수 없었다.
건강하시고 잘 지내셨으면 한다.
마지막 글 이전에 올리신 글에 쓰신 글귀가 마음을 울렸다.
내 브런치에도 남겨두고 싶다.
“그래서 먼 훗날 오늘이 잊혀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우리가 함께였던 걸로 되었다. 그걸로 충분했다.”
언젠가 인연이 닿아, 뵙게 된다면 내가 쓴 책을 꼭 선물해 드리고 싶다.
그리고, 육성으로,
“덕분에 글을 썼습니다. 제 글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라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작가님이 생각나면, 작가님의 글을 다시 읽어볼 참이다.
다시 읽으면 어떤 기분일지 기대가 된다.
함께 서로의 글을 읽었던 시간이 남아 있어 다행이다.
그리고,
유기력 작가님 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님들도 몸이 아프시거나, 마음이 아프신 분들이 많으신 것 같다.
모두 건강하시고 좋은 글 계속 잘 남겨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좋은 날 만나,
“작가님이 이상 작가님이셨군요.
글 잘 보고 있었습니다.”
라는 말을 듣고,
“저 또한 작가님의 글을 잘 읽고 있었습니다.”
라는 인사를 건네고 싶다.
https://brunch.co.kr/@writeryuyu/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