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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 Jan 24. 2024

어니봇을 아시나요?

중국어로는 원신이옌(文心一言)

 

아직 감을 잡지 못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제가 그랬으니까요.

 

Chat GPT는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회사 업무 분야 뿐만 아니라 일반에도 크게 회자될 정도로, 올해 가장 핫한 키워드였으니까요.

 

바로, 중국의 대표 인터넷 기업 “바이두”가 chat GPT의 대항마로 내놓은 생성형 AI가 어니봇입니다.

어니봇은 Enhanced Representation from kNwoledge IntEgration의 약자라고 하네요. 어렵습니다.

 

지금은 바야흐로 생성형 AI 전성시대입니다.

 

올해의 단어가 (생성형) AI라고 하고,

Chat GPT를 만든 Open AI의 Sam Altman이 타임지 표지를 장식하며,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니까요.

 

이전에 85년생 이 친구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저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네이버나 구글과 같은 검색 기능만 사용하다, Chat GPT를 활용해 보며 신세계를 경험하면서 이걸 누가 만들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고, Open AI라는 회사와 Sam Altman의 이름을 알게 되었지요.

 

어쩌면 전혀 관심 없을 이 친구가 작년 말 Open AI에서 해임되고, 투자자와 Open AI 직원들이 반발했고, 이 친구가 MS로 영입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 방문증을 발급 받아 들어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지요.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났을 때가 떠오르더군요. 결국, Open AI와 투자자들의 지지와 행동으로 Sam Altman은 CEO로 다시 복귀했습니다. 이후 자신을 내쫓은 이사회 멤버를 교체하며 정리 했습니다.


이 Open AI라는 다소 생소했던 회사와 내부 의견 충돌과 갈등에 대해 예전이라면 누가 관심을 가졌을까요? 하지만, Bing이 거의 실패해서 MS는 Open AI와 진즉 생성형 AI 사업을 위한 partnership을 구축하고 있을 정도로, Open AI는 chat GPT를 앞세워 생성형 AI 시대를 이끌어 가고 있었습니다.

 

언뜻 벤처 기업이 잘 되었을 때 자리와 이익의 갈등처럼 보여질 수 있는 이 사건에서도, 핵심은 생성형 AI가 스마트 폰처럼 세상을 바꾸고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그 엄청난 능력 덕분에 대학 레포트를 대신 써줄까 봐 대응을 해야 하는 수준을 넘어, 책을 쓸 수 있고, 그림을 그리며, AI 목사까지 등장하는 등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오죽하면, 인류가 생성형 AI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발전 속도를 6개월만 늦춰야 한다는 세계 석학과 명사들의 성명이 있었고, 각국에서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국제사회에서도 대응을 위한 규제 정비 등에 나서고 있을 정도입니다.

 

생성형 AI의 돌풍 속에 경기 조정을 받아 어려운 시기를 겪던 반도체 업계도 AI 반도체라고 불리는 HBM + GPU로 살아나고 있지요. 삼성전자 다음이라는 평가를 받는 하이닉스의 경우도 HBM 기술력을 바탕으로 적자를 벗어나는 momentum을 만들어 가고 있고, GPU의 강자 엔비디아가 생성형 AI 시대의 실제 수혜주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좋은 실적을 내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2023년 3분기 매출은 181억 달러이고, 당기순이익은 92억 달러라고 하니 놀랍습니다. 순이익률이 매출의 절반이라니 이 또한 대단한 수익성이 아닐 수 없지요.


같은 맥락에서 AMD도 경쟁에 뛰어드는 것을 보면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HBM + GPU advanced packaging의 선두주자인 파운드리 TSMC도 견조한 상승과 market position을 점하고 있습니다. Chip 4의 일환으로 TSMC가 중국의 대만 침공을 염두에 두고 일본에 반도체 공장을 세우고 있지요. 우리나라는 중국에 세운 반도체 공장이 미국의 규제에 의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chat GPT와 엔비디아 등이 있는 미국이 AI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것일까요?

놀랍게도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가 발간하고 있는 AI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 인공지능 출원건수의 약 52%가 중국, 미국은 17%로 중국이 압도적입니다.

 

AI 논문 수 역시 중국이 가장 많았습니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전 세계에서 AI 관련 논문을 가장 많이 쓰는 국가는 중국이며 2021년 기준 약 40%로 1위이고, 최근 논문의 질적 수준을 참고할 수 있는 AI 저널의 인용수 비중으로도 2021년 기준 중국 30%, 미국 15%, 유럽이 22%로 중국이 선도하고 있습니다. AI 논문 출판 수 상위 10개 기관 중 美 MIT를 빼고는 중국과학원, 청화대학교, 중국과학원대학, 상하이교통대학교, 저장대학교, 하얼빈공과대학교, 북경대학교 등 모두 중국 연구소와 대학이 차지하고 있지요.

 

이를 두고 일각에선 중국 내에서 발표된 여러 논문들이 재현이 안 되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 machine learning과 AI 분야 자체가 데이터나 코드의 접근성 때문에 재현이 어려우며, 알고리즘 역시 블랙박스에 가까운 경우가 많아 기술에 대한 peer review가 쉽지 않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엔비디아의 최신형 GPU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제한하고, 엔비디아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출 가능한 제품 라인업을 내놓으려고 하는 것을 보면,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 뿐만 아니라 AI 산업에 대해서도 그 중요성 만큼 견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의 바이두 같은 인터넷 기업은 화웨이에서 제작한 AI 반도체를 활용해서 미국의 견제를 대비하려 하고 있지요. 치열한 반도체와 AI 경쟁을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중국은 2년 전 이미 우다오(WuDao) 2.0이라는 초거대 언어 모델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인공지능연구소(BAAI, 2018년 설립)가 개발한 우다오 2.0은 매개변수가 ChatGPT 1,750억 개보다 10배 많은 1조 7,500억 개를 포함하고 있는 사전학습 모델이지요. 구글 스위치 트랜스포머(파라미터 1조 6,000억 개) 보다 더 큰 것으로, 세계 최대의 매개 변수를 가진 초거대 모델을 선보인 것입니다.


우다오 2.0은 대화 음성을 시뮬레이션하고, 시를 쓸 수 있으며, 그림을 이해하고 요리 레시피를 만들어 내는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총 4.9TB의 텍스트와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했으며 여기엔 중국어와 영어 각각 1.2TB의 데이터가 포함되었고, 멀티모달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기반 모델(Foundation Model)로써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바이두의 어니봇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마동석을 모델로 해서 친근함을 갖게 하며 동시에 가성비 제품으로 한국 시장에 상륙하고 있는 알리바바도 DAMO 아카데미라는 곳에서 유사한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알라바바는 M6 기반의 챗봇을 준비 중이며 알리클라우드와 비즈니스 플랫폼인 딩톡에 먼저 적용할 예정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4월 초거대 AI모델인 ‘통이치엔원 (通义千问, 천 개의 질문에 대한 답이란 뜻)’을 발표했습니다. 통이치엔원은 빠른 시일 내에 알리바바 생태계 내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에 통합될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한, 틱톡으로 잘 알려져 있는 텐센트는 위챗을 통한 ChatGPT 서비스 우회 접속을 차단함으로써 중국 정부의 ChatGPT 접속 금지 정책에 협력하고 있습니다. 한편 텐센트 역시 ChatGPT 대항마를 개발할 예정인데 바로 ‘훈위안(HunyuanAide)’으로 알려진 AI챗봇이 그것입니다. 중국의 3대 IT 기업인 BAT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AI 개발에 적극적이고, AI chip 생산을 하고 있는 화웨이도 역시 AI 개발에 적극적입니다. 우리나라 삼성의 AI 개발이 떠오르지요.

 

제가 개인적으로 화웨이를 접한 것은 2013년도 남미 주재원으로 근무할 때였습니다. 저희 지사 사무실이 위치한 main street에 화웨이가 있었고 중국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중국 식당도 즐비한 그곳을 보며, 에콰도르라는 남미의 작은 나라에 중국인이 10만 명이 와 있다는 것이 실감 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복귀해서 시간이 지나 한국에서도 화웨이를 접할 수 있었고, 샤오미는 충전 배터리 등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었지요. 알리바바 또한 중국의 쿠팡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TV, 지하철 등에서 알리 Express 광고로 여기저기 도배가 되어 있고, 실제 사용량도 급격히 높아가며 시장 잠식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AI가 쓴 글인지 아닌지를 확인해 봐야 할 정도로, 이미 AI의 시대로 진입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Authentic” (진짜) 이라는 단어를 2023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곳도 있을 정도지요.

 

앞으로 AI 개발과 활용을 잘하는 나라가 주도권을 잡게 될 가능성도 높을 것입니다.

우리가 샤오미나 알리 익스프레스처럼 어니봇을 친숙하게 느끼는 그러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네이버 Cue:를 비롯해서 LG, 삼성 등이 이 생성형 AI 경쟁에 뛰어들고 있지요.

 현대백화점도 AI marketing 사원을 채용해서 machine learning 시켜서 광고 카피를 만들고 있습니다.

 

SK의 에이닷도 AI 비서를 표방하며 프로 농구 후원을 포함해서 여러 방법으로 광고를 하고 있지요.

잘 나가는 아이돌 장원영을 모델로 기용해서 동영상 추천 서비스를 홍보하다,

지금은 뉴진스를 모델로 내세우며 통화 녹음과 요약으로 모멘텀을 만들려고 하고 있지요.

 

하지만, chat GPT를 탑재하고만 있고, 아직 카카오톡과 같이 한 획을 긋지 못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나라가 전 세계 생성형 AI trend를 주도하고 있느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우리 기업도, 우리나라도 국내외에서 좀 더 분발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이 AI 시대에서 뒤처져서 잠식 당하지 않으려면요.

 

오늘도 제 글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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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의 일부를 참고 및 인용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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